"된장 찌개라...그것이 먹고 싶어?"
"네.. 가능하다면요... 당신이 끓여주던 걸로..."
"당신? 당신이라... 그 말버릇은 언제 배웠지? 나한테 당신이라..."
"그럼.. 무어라고 불러드려야 하나요? 예전처럼.. 오.."
그가 나의 말을 막았다..
"아니.. 아니야.. 당신.. 듣기좋아.. 언젠가는 우리 서로 그렇게 불러야 할 운명의 사람들이었던것처럼... 다정하고 편안하게 들리는군...
너의 그 당신이라는 소리..."
그날밤...
그는..
나를 자신의 선배가 혼자서.. 가마에 불을 떼며 살고 있다는 촌구석의 한 촌집으로 데리고 가서 손수 그 뱅쿠버의 된장 찌개를 끓여주었다...
"많이 먹어.. 당신..."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관계를 묻는 선배에게..
"결혼할 여자야..나를 죽자고 따라 다니길래.. 허락해줬지..멀쩡한 사람 상사병으로 숨 넘어가게 할순 없잖아... 선배도 알잖아.. 내가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닌거..."
"우와.. 그래요... 정말 그래요... 주희씨? 이녀석 3년동안 한 눈 한번 못팔게하고 박사과정 그렇게 빨리 마치게 하고.. 학교에 자리잡게 하고.. 그렇게 앞만 보며 달려오게 만든 그 아가씨가 바로 주희씨에요?"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밥을 떠 넣고 있었다...
칭찬을 바라는 다섯박이 사내애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그가 말했다...
"그래 그게 바로 너야.. 나로 하여 앞만 보고 달려오게 만든 사람.. 그게 바로 너야.. 우리 결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