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해후는...
그렇게 안달하였던 그도...
그리고.. 못내 초조하던 나도...
잔잔히 흐르는 강물과도 같이 아주 평안하였다..
감정적으로...
그는...
그 예전의 우리가 뱅쿠버에서 만나고
서로 사귀었던(?) 그 때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가자.. 어서 타라..."
학교앞에 차를 몰아서 대어 놓고...
정문앞에서 어색하게 그를 기다리던 나에게..
3년만에 나타난 그가 던진 말이었다...
어제도 만나고..
오늘 아침에도...만난...
아니.. 더 자세히 말해..
집에다 두고온 마누라가 퇴근 무렵 자신의 직장으로 나왔을 때...
그 때...
마누라를 보는 표정이었다..
그는...
차 안에서 시종일관 말이 없었다...
그가 차 안에서 처음으로 꺼낸 말은...
"밥, 먹어야지?"
였다...
그러고보니...
그가 끓여주던 된장 찌개 생각이 났다...
뱅쿠버에서 끓여주던 그의 된장 찌개...
"아직도.. 된장 찌개 끓이나요? 그 때처럼..."
그 때...
그 때라...
우리에게 사색을 공유할 추억의 시간이 있다...
그 시간속에서...
나에게는 성호도.. 남편도 없이 홀가분한 그의 여인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