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출근하고...나는 서둘러 컴퓨터를 켰다.
아이의 완구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성호는 이제 9개월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성가신 교구와 교재 아줌마들이 아파트 단지를 돌며 나를 볶아대고 있었다.
하지만..
장난감 하나라도 허투르게 사 주고 싶지 않았다.
어젠가 퀼트학원에서 만난 윤영이 엄마가 소개해준 사이트에 접속해 들었다.
완구 하나는 다부지게 만들어낸다는 회사의 사이트였다.
50만원에 상응하는 1단계 완구를 주문하고 나니...
공허해졌다...
오랜동안 열어보지 않았던 처녀적 쓰던 메일박스를 열었다.
새편지가 53통 있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떴다...
발신인을 훑으며 내려가는데 문득 어슴푸레한 옛기억속에서 자유롭게 활보하던 이름 하나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유 지 오.
유 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