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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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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싸이코 2001-04-11

새벽 3시.

전화 한 통화도 없이 또 어제 그 시간이 되었다.

저녁 9시에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재웠으니 얼마만큼의 사간을 또 컴에 매달려있었던가.

오른쪽 어깨가 뻐근하다.

이제 고스톱도 채팅도 다 시들하다.

뭐 살게 없나 쇼핑몰을 기웃거리는 데도 신물이 난다.

사이트마다 옮겨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이제 진력이 나고........

뭐 신선한 충격이 없을까?

애써 남편에 대한 분노를 누르려 딴 생각을 해본다.

내 나이 서른 셋.

결혼 4년차.

4살된 아들 하나.

남편은 무역업을 한다는데 잘 모르겠다.

자주 시키지도 않았는데 휘청거리며 신문도, 우유도 가지고 들어온다.

재산이 전부 얼마인지,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버는지 통 말을 안해준다.

생활비는 좀 넉넉하게 주는 편이다.

벤츠도 굴리고 번듯한 빌라 1,2층을 통째로 쓰며 상가로부터 월세로 왠만큼 받는 돈도 있다.

그래도 난 궁금하다.

매일 누구랑 술을 마시는지, 매일 무슨 일로 늦게 오는지......

이제 전화도 하지 않는다.

그가 전화로 귀가 시간을 일러주지 않은 지는 신혼때로 끝났고,

내가 확인전화를 하지 않기 시작한 것도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럼 남편과 나는 무엇때문에 함께 사는가?

아이땜에?

책임감?

참, 우린 부부관계를 1년에 한두번 한다.

그리고 싸울때마다 그가 내게 말한다.

"살림도 못하는게....,
생활비는 다 엇다 써?
싫어? 내가 싫으면 니 몸만 나가"

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또 그가 결혼전에 죽자사자 쫓아다니던 그가 뭘 믿고 저렇게 까부는지도.

정말 모르겠다.

그에게 여자가 있는지도.

아니, 애까지 딸려서 따로 살림을 차렸는지도....

병신같이 난 모르는거 투성이다.

남편에 대해서 난 너무도 모른다.

남편도 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하루에도 수백번은 더 빌고 있다는 걸.....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져버렸으면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