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는 거의 매일 전화를 해왔다.
정말이지 그는 마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것처럼
끊임없이 가연을 심심치않게 했다.
가연은 늘 즐거웠고, 매일 그의 전화를 기다렸다.
컴앞에 앉으면 그가 채팅창에 들어왔는지 먼저 확인했고,
그가 들어오기를 부단히 기다리기도 했다.
"저기요...음...문득 가연씨의 모습이 궁금해졌어요.
우리 만날래요?"
현서는 조심스레 만나기를 희망했다.
가연은 잠시 망설인다.
남편을 떠올린다.
"만나지만마라"
남편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얼굴보면 실망할거에요. 전 안이쁘거든요"
"뚱뚱하구 제 이상형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얼굴 한번만 보면 얼굴상상하면서 전화할 수 있잖아요...
어어잉~~~ 제발요..."
가연은 문득 현서가 궁금해졌다.
모험을 하기로 결정한다.
"우리 롯데월드 가요.." 현서는 어린애마냥 환한 웃음을 웃는다.
"저......요즘 몸이 안좋아서요...
롯데월드는 힘들것같은데......."
"그럼 제가 데릴러갈께요...롯데월드는 담에 가구.....
다른데로 모실께요"
"그럴까요?"
아직 그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다.
가연은 샤워를 한다.
방울방울 물이 쏟아져서 그녀의 얼굴을 덮고...
몸을 타고 내려간다.
화장을 하고, 옷을 입으면서 가연은 엷은 미소를 띄운다
자신의 행동에 의아해하며 연신 웃음짓는다.
아파트 입구에 그가 서있었다.
낯설은 남자..............
그가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잠시 가연은 멈칫한다.
하지만..당당하게 그의 앞에 선다.
그가 차문을 열어준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광경들이 낯설다.
남자도 낯설다.
가연은 자신의 행동에 잠시 후회한다.
"생각한거와는 좀 다르시네요"
"어떻게 생각했는데요?"
"음...귀엽구 깜찍하구 그런거요"
"그랬어요?"
"근데 실제 이미지는 뭐랄까....세련됐구...예쁘구"
가연은 잠깐 냉소적이 된다.
"예쁜건 아니죠..."
"아뇨..예뻐요. 사실 귀엽기도하고...세련된 이미지고..
만나길 잘했다고 스스로 대견해하는 중이에요"
"치~~~~"
차는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교외로 빠진다.
점심을 먹는 내내 현서는 물끄러미 가연을 본다.
"그만 좀 봐요...밥을 못먹겠잖아요"
"음.....좋아서요"
가연은 그를 흘겨본다.
그는 두손에 턱을 괴고 가연을 음미한다.
"눈이 정말 예쁜거 알아요?"
"원래 제 눈 예뻐요..그게 무기에요"
"정말...정말...한번 보면 빠지는 그런 눈이에요"
현서는 가연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가연은 얼굴을 숙인다.
"안되겠다."
"뭐가요?"
"가연씨를 자세히 보려면 빨리 카페로 가야겠어요"
"............"
그는 바쁜 걸음으로 계산을 하고는 차쪽으로 걸어간다.
:잘하고있는걸까?
가연은 내심 불안하다.
:채팅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나자마자 잔대.
며칠전 친구인 영애의 말이 생각난다.
:이 남자도 요구할까?
갑자기 가연은 복잡한 심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