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가 그렇게.. 누운지 여러달이 지났다.
방학을 맞아 집으로 와 있던 동하도 학교로 돌아갔다..
그리고.. 우리의 결혼은 그렇게.. 무작정 지연되고 있었다..
집에서는 윤하와의 결별을 촉구했다...
아무리 독실한 카톨릭 집안이었고.. 윤하가 반듯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하나.. 딸자식을 둔 부모님의 입장을 묵과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부모님의 달가와하지 않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같이 윤하의 병실로 출근을 했다...
그리고...
그리고...
그 스산하고 어둡던 가을의 끝자락...
나는 윤하와 결혼을 하였다...
윤하는...
아무런 의식도 없이...
어떠한 형식상의 절차도 생략된 채...
나의 혼인신고... 하나만으로 나의 남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