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는 정겨웠다...
"집이 너무 깨끗하면 며느리가 정을 붙이기가 힘들다고 해서 일부러 치우지 않고 어질러 놓은 거야.."
라는 시어머니의 농담으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지고 있었다...
아버지가 안 계신 집안...
아들만 둘인 집안...
오랜 교직 생활에 따른 장기간의 어머니의 부재...
그 모든 것들를 감안해보면..
그 집안의 공기는 이상스러울 정도로 맑고 쾌청했다...
"식사가 끝났으면.. 윤하방으로 가 보도록 해...윤하가 우리 아가씨 온다고 몇날 며칠을 잠도 안자고 꼬박 치웠어... "
"그래도.. 제가 좀 거들어 드릴게요.. 치우는 거..."
"괜찮아.. 동하가 거들거야.. 오늘은... 담부터 해...윤하방에 가 있으면 우리 둘이 얼른 치우고.. 그리고 차 마시도록 하자구..."
동하가 살짝 웃어보였다...
그리고 능숙한 솜씨로 그릇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설거지는 세척기가 할 거구요.. 전 챙겨 넣기만 하면 되는걸요.. 뭐. 형수님은 가 계세요...얼른요..."
동하의 말투가 나를 윤하의 방으로 떠밀고 있다...
윤하의 방에 앉아서도 나는 줄곧 동하 생각이다...
동하..
동하...
하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