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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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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huh924 2001-03-15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공사 현장에서는, 여자 몇명만 지나가도
호기심어린 남자들의 시선을 피할수 없기는 내땅이나
외국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한국을 떠나온지
몇일 되지 않았는 데도 나는 왜 여자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을까. 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도 샌다더니 내가
그짝난 모양이다. 남자들은 어디를 가나 술하고 여자만 있으면
그저 연옥이라도 따라갈는 지 모른다.
더군다나 공사판에서는 검둥이건 흰둥이건 간에 가리지 않고
여자라고 치마만 입었으면 다들 좋와들 한다.
그만큼 여기에서는 여자가 귀하기 때문 인지도 모른다.
저녁을 먹고 하나둘씩 사내들이 모여들고, 간호원 아가씨들도
건너왔다. 피부색이 검어서 그렇지, 울굿불굿한 원색
불라우스와 스커트를 입고나온 그녀들은 어디를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미인들이다. 원주민 특유의 두툼한 입술과
납작한 코를 가진 아가씨도 있지만 코도 오똑하고
입술도 그렇게 두툼하지 않은 미인형도 몇명이 있다.
맥주 한박스를 한가운데 놓고 우리는 빙 둘러 않아서
서로 자기 소개들을 했다. 호주, 영국, 뉴질랜드, 코리아,
원주민이 섞여있는 이 미팅은 말하자면 국제적인 미팅이다.
우리는 캔맥주를 마시며, 먼 이국땅에서 잠시나마 즐거운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수잔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코가 오똑한 아가씨가
내옆으로 와 않더니 나에게 묻는다.
"코리아"
"코리아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어요?
지도에서 보면 한 점에 불과한 내나라가 어디쯤 있다고
설명하기가 참으로 곤란하다.
"미스 수잔, 일본은 어디 있는줄 알아요?"
"예, 동양에 제일 큰 중국대륙옆에 있어요"
"코리아는 중국하고 일본 중간에 있지"
내설명에 이해가 가는 지,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긋이 웃는다.
"수잔은 부모가 사는 집이 여기 부근인가요?"
"아니요, 여기에서 비행기타고 서쪽으로 세시간 정도 거리에
라바울이라는 작은 항구도시에 살아요"
"부모님은 무얼하시는데? 내가 물었다.
"아버지는 한부족의 추장이셨는데, 지금은 살던데가 큰 도시가 돼서
거기서 작은 魚具(어구) 가게를 하세요"
"아버지가 추장이셨으면 남자친구들이 많이 있었겠네?"
"왜 요?"
그녀는 내말뜻이 이해가 안가는지 그큰눈을 더크게 뜨고
나를 처다본다.
"수잔 파파가 추장이시니까 그중에서 제일 잘생기고
똑똑한 사내를 골라서 수잔에게 추천해 주었을 태니까...
그리고 수잔도 미인이니까.."
"나는 남자친구 그런거 관심이 없었어요, 그리고 학교
졸업하고 바로 호주로 간호원 공부하러 갔었거든요"
그녀는 내말뜻을 이해를 했는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정글속에 사는 원주민들은 거의 나체로 살면서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지만, 외국인과 많이 접촉하는 도시
부근의 원주민들은, 그래도 많이 문명의 혜택을 받는것 같다.
그녀는 비교적 똑똑해 보였고, 문명사회의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큰눈과 오똑한 코를 가진 그녀의 아름다음에 내가 홀려버린것은
맥주를 마신 취기때문은 아닌듯하다.
생글생글 웃음면서 말하는 영어발음은 너무나도 유창해서,
나는 다시한번 놀랐다.
"영어는 어디에서 배웠는데 그렇게 잘하지?
"학교에서요, 고등학교 졸업했어요"
우리는 대학을 졸업해도 외국인 앞에서는 영어가 반벙어리가
되는데, 어떻게 배웠으면 이렇게 영어를 잘할까?
우리는 맥주 한박스를 더 가져다가 마시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며 적도에서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아가씨들 오늘밤 즐거웠어요, 가끔 우리 만나서 맥주
파티나 합시다"
다들 취기가 돌고, 밤이 깊어가자, 영국에서온 스미스라는 사내가 말했다.
내일부터 우리는 현장에 나가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아쉽지만 침실로 돌아가야 된다.
"수잔 내일 다시 봅시다"
나는 손을 흔들어 그녀에게 인사하고는, 그녀의 웃는 모습을 뒤로하고
내방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돌아 왔을때는 나는 많이 취해 있었는 데도
수잔의 모습이 내 머리속에서 사라지지않고 있슴을 느꼈다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