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이민가요" "뭐?" "그러고 싶어 엄마 이유는 묻지 말구
그냥 가고 싶어 더이상 이 한국엔 있기 싫어요"
"준희야...요새 너 무슨일있지 엄마한테 이야기해주면 안될까?"
"미안...엄마 나중에...조금만 기다려 줘요 나중에 할게요"
"휴우..그래 그래라"
"엄마 아빨 사랑했어요?" "뭐?" "사랑해서 결혼했구 그래서 절 낳은건가여?"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래 그랬어 정말 사랑했다 내 목숨보다 더...그래서 아빠와 결혼을 했고 그래서 널 낳았지...그때까지는..하지만 사랑만으로
결혼을 할순 없다 그것을 너무 늦게 알았지"
"엄마..." "다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땐 정말 후회없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 우습지?" "아니 아니 엄마..그렇지 않아요"
"어느새 우리딸이 많이 자란거 같구나"
"외롭지 않으세요?" "훗~외롭다 하지만 사람은 엄마뱃속에서
분리되면서부터 외로운게 아닐까 그때부터 혼자살수밖엔 없는거야
외로움을 즐겨야지...그럴수 없다면 힘들어.허긴 누군들
별거겠니 사는거 다 거기서 거길테지"
슬며시 웃는 엄마얼굴이 슬퍼보인다
이제는 알거 같다 이제는 볼수 있을거 같다
아빠두 엄마두 완벽하지 못한 그저 한사람의 인간일뿐임을...
늘 부모님은 내게 완벽한 사람들 같았는데
이제 보니 너무 작은어깨. 거기에넘 많은 짐과 아픔을 가지고
사신다는것을...준희도 이젠 알거 같았다
이민준비는 진행중이었다 이제 남은건 친구들과의 결별이다
"준희야 정말 가니?" "그래 갈거야" "다시 돌릴순 없는거야?"
미숙이 울먹인다 지난번 일뒤로 어쩐지 서먹서먹하다
"응...가고싶어 조금더 커서 그러고 올게"
"바보..." "그래 나 바보야 알지?"
끝내 눈물을 보이는 미숙
준희의 맘두 착잡했다 "왜갈려구 하는데?"
잠긴 은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좀더 커서 오고싶어
좀더 당당한 나로 있고 싶어서...이해해 줄거지?
다시 올게..." "..."
준희는 돌아섰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
좋은 기억 좋은 추억만 남기고 가고 싶다
그리고 그 기억들만 모아 가지고 가고 싶다
준희는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던 교정
그곳에서 웃음소리들이 들리고 말소리들이 들리는 거 같다
재잘재잘...
그리고 또한사람 그곳에서 보인다
은우오빠...오빠가 다니는 학교라서 애착을 가졌지
함께 이 캠퍼스를 다니고 싶었어
오빠 숨결이 묻은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 나란히 이곳저곳 누비고 다닐거라는...
허황된 꿈을 꾸었나봐 이루어 질수 없는 꿈을...
그결과는 너무 컸다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좌절...
사랑으로 빚은 아름다운 꿈들이 이렇게 가슴아픈 추억이 되어
가슴에 빗장을 채울줄이야...
준희는 하염없이 그렇게 캠퍼스 곳곳을 둘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