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모를 예감에 난 늘 불안해했고,, 그 불안함때문에 더욱 안절부절 했어야했다.
그는 점점 바빠졌갔으며, 난 점점 우울해져갔고,,그리고 체념하기시작했다,,어느순간부터,,
그와의 첫번째 만남이후,, 두번째 만남까지는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 있었다.
그때 난 다니던 직장을 쉬면서 선배가 하는 대학가 조그만 "카페"에서 잠시 일을 도와주기로 하고선 일을 맡아서 봐주고 있었다.
그다지 한가한 생활이 아니였기 때문인지 ,,, 아니면,, 그저 짧은 시간 마주한 남자를 기억할정도로 기억력이 좋지않았기 때문이였는지..
아니면 애써 그 사람에 대해 떠올리려고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그것 보다는 지금껏 어떤 남자에게든 먼저 전화를 할정도의 정성을 쏟을만큼의 내가 아니였던것이다.
내가 그와 첫번째 만났을때 난 단지 그의 전화 번호만을 잔뜩 쥐고 왔을뿐, 나를 알리는 어떠한 숫자도 주지않았던것이다.
그것은 어떤 나의 보이지않는 자존심이였다.
나의 번호를 알려주었는데도 상대방에게서 연락이 오지않았을 상황을 난 두려워했던것이다.
그건 일종의 패배감일테닌까,,,
남들이 보기엔 그저 한없이 좋을사람처럼 보여지는 나였지만,, 그 속에 있는 난 늘 계산에 바빴고, 어느쪽이 과연 내게 이익이 될지,혹시 해가 되지는 않을지 ,남들의 평가는 어떻게 될것인가 등을 모두 따져본후에 주사위를 던지는 그런 여자였던것이다.
그런 내게 정확히 일주일 후 선배언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 만나놓고도 보고도 없니?"
"미안해 ㅡ언니 알잖아,,내가 좀 바쁜척하는거,,,"
"산하 어떻든? 내 친구라고 해서 하는소리가 아니라, 그 정도면 잘나지 않았니? 능력있겠다,잘생겼겠다,몸 좋겠다,, 호호호~~"
"그래?,,,,, 난 그냥,,,"
"산하는 너 다시 만나고 싶다더라, 네가 연락을 안한다면서, 나보고 대신 좀 해봐달라고 전화 왔었어,얘!"
"그래? "
"그렇다닌까,, 넌 얘가 참,, 어쩔거니? "
"뭐가?"
"다시 만나볼거야? 산하는 네가 귀엽게 생겼다더라! 호호호~~"
난 애써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아야했다. 그건 어떤 기대감이였다.그리고 작은 설레임이였고,,내가 조금씩 상기되어가는 난 어렴풋 느낄수있었다.
"보는 눈은 있어서,, 한번 보긴 봐야해
돌려줄것도 있고"
난 문득 잊고있던 뭔가를 생각해 낸듯 왼손으로 수화기를 바꿔 들고는오른손으로 카운터 아래에 있는 가방안을 뒤적거렸다.
원래 정리에 소질이 없는 주인을 가진 내 가방안은 언제나 뒤죽박죽이다. 가방안을 이리저리 헤집고나서야 난 그의 "행운의 동전"을 찾을수 있었다. '휴~우~~'
"뭔데? 뭐가 있긴 있구나,, 너네.."
"아냐,,그런거,,암튼 그럼 내가 전화해야하는거유?"
"그래야지,, 전화번호도 안가를켜줬다며,, 역시 너다,,호호 .."
"알았어,, 그건 그렇고 언니는 어떻게 지내? 희야는 잘 크지?"
"그럼,,언제 놀러한번 와라,, 얼굴본지 한참되것같다,,"
"그래, 그럼 언니 나 좀 바쁘거든,,내가 전화할께"
전화를 끊고나서도 난 좀체로 들뜬 기분을 내려놓지못했다.
'언제 전화를 해야 좋을까,뭐라고 첫마디를 시작해야하지,
오늘 바로 하면,좀 그렇겠고,내일쯤이나 해봐야겠다,,'
그렇게 어느정도 결론을 짓고서,, 난 가게밖의 창문을 통해 하늘을 보았다. 벌써 코발트 빛이 감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엔 까만 구름들이 무겁게 다가오고 있는것이 조금있으면 한차례 비라도 올듯싶다.
가게 안은 조금 한산하다.
지금은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있는 기말고사 시험기간이였기 때문이다.
"음악이 끝났네...."
언제 끝났었는지,, 음악마저 없는 가게안은 너무 조용해져서 저 건너편에 앉아있는 테이블의 사람들이 무슨소리를 하고있는지 조차 알수있을터였다.
조관우의 CD를 집어들었다.잠시후 작은 가게안에 가득 퍼지는 살마저 에이는 그의 특유의 목소리에 난 전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