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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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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BY 이슬비 2001-02-22

그녀의 데뷔를..

?蔗봉?성공을..

축하해주는 사람들 틈에서 한없이 그녀가 행복해 보인다..

그녀가 가진 화려함이..돋보이는 시간이다..

그런 그녀가 다가와 나의 품에 기대여 왔다.

"민기씨..넘 힘들었어..나,,잘한거지?"

"그럼..잘했어.."

주의의 시선들이 느껴졌다.

"두분..결혼은 안하세요?"

느닷없는 질문에..당황할 줄 알았던 그가..

우리..곧 결혼합니다..라고..

박수소리와 터지는 카메라 후레쉬에 내게 미소를 보이면,,그가..말했다.

기쁨은 나눌수록 2배가 된다고 했던가?

너무 기뻤다..

괜히 눈물나게..

"이런,,천하의 민주희가,,감동해서 우는거야?"

"몰라,,나도 알고 보면 약한 여자야.."




그가,,남기곤 말들이..방안 가득 헤메이고 있다.

그를 생각하면 설레이는 마음이였고..

언제부턴가,,늘 내곁에 있었던 사람처럼,,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그와 나의 배경때문에..

3류 드라마 같은 이별을..해야 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학벌로 따지자면..처지지는 않을 만큼 공부했다..

능력으로 본다면..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지냈다.

집안으로 따지자면..

그렇다면...

...

꼭,,이렇게 따지고 들어야 하는가,,?

싫다..

내가 지금의 부모님이 아니라면,,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을지..모르는데..

집안이 어떠니 저떠니 식의 트집때문에 고이 길러주신 부모님의 마음을..아프게 하고 싶진 않다..

설령,,사랑을 잃어버린다고 해도..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나를 그렇게 사랑해 줄 분들은..없으리라..

자라면서 내겐 친구 같았던 엄마의 목소리가,,그립다..

"엄마,,모해..? 아빠는?"

"아빤 친구분들이랑 낚시 가셨어.. 넌.. 목소리에 왜 힘이 없어?"

"아냐,,뭘..좀 피곤해서 그런가,,?"

"너,,고민 있지? 있으면 다 말해봐,,엄마가 들어 줄께.."

엄마의 유도심문에 걸린 것 같다..

"가영아..인연이라면 이뤄지기 마련이야..다 가질수야 없는 세상이지만..

친구한테 힘내라고 전하렴..미리 겁먹거나 힘들어 하지말라구...잘자렴..사랑한다..내딸.."

"엄마,,나두...잘자요.."

나의 뒤에서 한결 같은 사랑으로 나를 지켜주는 부모님의 사랑이..

그를 향하는 믿음이..

허무한 공상과 자기 비하에 빠져 버릴것 같은 내게 손을 내민다.




"가영아,,오늘은..네가 운전해 볼래?"

"응..? 아직 자신 없는데.."

피곤한 기색이 감도는 삼촌의 얼굴을 보니..거절하기도 어려웠다.

"잘하네..그래,,서로 조심해서 운전하는거니까,,너도 조심하면 돼는거야.."

"삼촌..요즘 많이 피곤해 보인다.."

"그러니? 하하,,장가갈때가 됐나 보다..혼자 일어나기가 힘들어..이젠.."

"...응..하긴 삼촌 나이가 있는데..할꺼면 얼른해야지.."

"....그래,,조만간에..참..이번 광고,,괜찮더라,,"

"훗..그래? 내가 아이디어 낸거야..반응이 좋을것 같지..?"

"그래..녀석..다방면에 활약을 하네..네가 다해라 다해.."

녀석은 여름시즌 의류의 반을 디자인했고, 광고제작에까지 참여했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했다.

비록 ?蔗봇?비해 예산이 작더라도..그녀는 불평한마디 없이 잘해냈다.

"참,,덥다..서울..부산이랑,,많이 달라..그치?"

"그래..이제 7월이면..더 하겠지?"




"아버지..이젠 형을..괌의 쇼핑몰..형이라면 잘할꺼에요..아시잔아요.."

"..다 싫다고 떠났다..나랑 인연을 끊겠다며.."

"그건..아버지의 욕심이..지나치셨잔아요...인정하시면서..받아주세요.."

길게 뿜어내어도 흩어져 버리는 담배연기처럼..허무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는듯..

"...요즘.....뭐하고..."

"다니던 회사가,,부도가 났나 봐요..곧 얘기도 태어날텐데.."

"아버지..형은 아버지를 위해 한번..희생했어요..그러니..이젠.."

"...됐다,,그만하자..나가봐라,,,"

형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실망도 컸을 아버지의 마음이지만..

힘없이 돌아서는 아버지가 변할것이라...믿고 싶다..

기다리겠다고..말은 했지만,,그녀를 위한 준비는 늦추고 싶지 않다..



로비에 손님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누굴까,,궁금했다.

둘러보니..내가 아는듯한 사람은..없는데..

잘못 알았나 싶어 돌아서는데..

"아야.." 순간 충격을 받은 내 머리에 손을 얹고는 살펴 보았다.

"이런,,놀래키려고만 했는데..많이 아팠니?"

"오빠,,였어요?"

"그럼 나 말구,,또 누가 있겠니..하하.."

"점심 안했지? 같이 하자.."

"..어머! 오빠 옷에,, 제 화장품이 묻었어요..어째죠..?"

"그래..? 음..오해받기 딱 좋군..그렇다면..네가 나 책임져야 겠다."

"오빠두 참..뭐 먹을꺼에요?"

"어,,말을 돌리네..그래 뭐,,먹고 싶은거 없어?"

"음..더우니까,,냉면먹을까요?"

"좋지..내가 잘하는 곳 알아..가자.."

"삼촌두..냉면 좋아하는데...같이 갈까요?"

"참,,너두 주희랑 둘이 먹으러 다니라고 해..이젠..우린 우리 둘이..자 가자.."




"민기씨..정말 내가 입맛 없다고 해서..여기로 온거야?"

"그래..날이 더워지니까,,여기 유명하다고.."

"고마워..민기씨.."

"너..요즘 고맙다는 말..너무 자주하는거 아니? 그런말 안해두 돼.."

"응.."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내 과거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그에 대한 내 사랑이 작았던 것 때문인지..

미안하고 고마운 느낌이..지배적인걸..어찌 하겠는가..

"가영씨도,,냉면 좋아하지? 아마 면 종류는 다 좋아했지..?같이 오자고,,어.."

"왜..?"

"훗..저기 봐,,"

매운것을 좋아하는 녀석은 역시..

비빔냉면을 먹으며 태우앞에서 웃으며 재잘거리고 있었다.

"둘이..꽤,,잘 어울려..그치?"

태우가 가영이 옆에 있다는 사실이..

알수없는 조바심이 있었던 내게..편한 안식처럼..느껴져온다.

이젠,,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민기씨를 보아도 불안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