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42

[제25회]


BY 이슬비 2001-02-19

?蔗봉?발표회가 있는 날이라서 그런지 회사가 술렁인다.

?蔗보?위해 회사는 감축 경영체제에 돌입해 구조조정을 끝낸 상태이다.

물론 '부서의 최고를 찾아라"는 미끼 같은 이벤트는 주희언니의 몫이 되었고..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팀원들에게 그렇게 밖에 할수가 없었다.

그나마 프리티걸의 유통이 순조로웠기에 힘을 내자고,,했다.

하지만,,맥빠지는건,,나도 마찬가지다...

"어머..팀장님..이거 보세요.."

내게 지난번에 회사에 찾아와 취재를 하고 간 잡지사의 잡지를 건네 보였다.

"팀장님..잘 나왔네요..이거 보고 선자리,,많이 들어 오겠어요..하하.."

난 함께 웃어버리고..

이 허탈함을 지우려 했다.




"잘 나왔네..기사도 좋구..고마워,,"

"친구 좋다는게 뭐냐,,? 그래..잘해봐,,"

가영이가,,나로 인해 아프게는 하고 싶지 않다.

그녀를 위해선..이렇게 라도...

아버지의 마음에 꼭 차는 사람이 되게 해주고 싶다..

오늘은..?蔗봉?발표회가 있으니 어머님부터,,

"네..오늘 저녁 시간 비워두세요..네.."



"자기..나 너무 떨려.."

"넌 잘할꺼야,,늘 잘해 왔잔아.."

"응..고마워..많이들..왔어?"

"그럼,,네 이름값이 있는데..걱정마..잘될꺼야,,"

"치,,놀리지마,,"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가 없어야 한다는 그녀가..

지금은..

"어,,가영씨..?와줘서 고마워.."

"당연히 제가 와서 축하해 드려야죠..안 그래..삼촌?"

"그래,,난 너 배아파하면서 안올줄 알았다..하하.."

"뭐야,,? 날 뭘로 보구.."

사실 그녀가 부러워서 오고 싶지 않았다..

회사의 신임에..삼촌의 보살핌에..

행복에 겨워 보이는 그녀가...




그녀가 있을때면,,민기씨는 늘 웃는다.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면서,,

누가 그랬던가?

옆모습을 바라봄이,,사랑을 하고 싶으나 그럴수 없는 현실을 원망하는것이라고..

내가 만들어 가는 인연이라면..

그들은 오랜시간을 기다려 온 연인들 같은..

이어셋으로 시작을 알리는 멘트가 들렸다.

"민기씨.."

"그래,,잘해.."

뭔가에 불안해하는 듯한 주희의 눈빛에..

그녀의 어깨를 감싸 주었다.

주희는 다시 힘차게 날개짓을 했고 리허설은 성공적으로 진행 되어 가고 있다.



"저기..아가씨..?"

"네..말씀하세요.."

"여기 발표회가,,있다고 왔는데.."

"네..?蔗?발표회요? 3층 이벤트홀인데요.조금 일찍 오셨네요..아직 시간이.."

"그래요..좀 일찍 도착했군요..내가..그럼 어쩐다..아직 시간이.."

"여기 라운지에 커피가 맛이 있대요..커피한잔 하시면서 기다리세죠.."

"그래요,,? 고마워요..근데..아가씨가 왠지 눈에 익은것 같아요.."

"네..전 처음 뵙는것 같은데요.."

"혹시..프리티걸의 조팀장..이세요..?"

"절,,어떻게,,아시는지.."

"잡지에서 봤어요..실물이 훨씬 낫네.."

만들어진 것이 아닌 몸에서 풍기는 품위가 있는 부인이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용히 웃어 보이는 미소가,,나이를 가늠할수 없게 보인다.

돌아서는데 전화가 왔다.

"오빠,,? 어디쯤이에요..?"

"응..다 왔지..로비로 가는중이야..네가,,보이네.."

그는 환한 웃음으로 성큼 내게 다가왔다.

"오늘..유난히 이뻐 보인다.."

"오빠,,오늘 저녁에 만날 사람이 있다는건..누구에요?"

"보면,,알어..나중에 쇼 끝나면,,"

그녀의 전화가 우리의 대화를 끊었다."네..네..알았어요"

"오빠,,그럼 쇼 끝나면 봐요..전 일이 좀.."

"그래,,알았어.."

주희 언니에게서 온 전화를 받고 돌아서려는 내 손을 잡은 그는..

"가영아,,난,,네가 자랑스러워..널 사랑할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난 행복해.."

"오빠,,,"

"감동받은 것처럼 날 바라보지마..그런 눈으로 바라보면,,난..아냐..가서 일해.."

몇걸음을 가다가 돌아다 보았다.

그는 따스한 웃음을 띈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돌아보면 언제나 그자리에 있던 사람일것 같이..

삼촌으로 비어진 자리가,,그로 인해 채워지는것 같다...

주희언니가 잘해 나가는걸 곁에서 지켜보면서,,그녀의 능력에 한번더 감복하면서..

쇼는 막을 내렸다.

흐뭇해하는 그녀의 얼굴에서 그녀가 만족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삼촌도,,회장님도..모여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축복해 주었다..

삼촌은 그날 이후론..왠지 나를 멀리하는것 같다..

평소와 다름없이 내게 말을 하고 웃어주지만..

삼촌의 따스함을 느낄수는 없으니까,,


"민팀장,,수고했어.."

"뭘요,,조팀장이 많이 도와 줬어요.."

그녀는 내게 눈 인사를 찡긋 했다.

내가,,뭘 도와준거나 있다고...

그래도 수고했다며 말하고 돌아서는 회장님이..밉지 않은건,,처음이다.

"가영씨..쫑파티 갈꺼죠?"

"아뇨,,전 약속이.."

"누구..태우?? 그렇다면,,,할수 없네요..보내드릴께요.."



웨이터에게 그의 이름을 말하자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창가쪽으로 가는데 그가 날 먼저 본것 인지..벌떡 일어 섰다.

"어머님..제가 말한 가영이에요.."

어머님이라고...? 이런..아직은..이른것,,아닌가,,?

하여튼 처음 뵙는 자리에서 실수나 하지 말아야겠다.

"안녕하세요,,조가영이라고 합니다.."

"후후,,,앉아요..우리,,구면이네요.."

"네..? 어머니가 어떻게 가영이를..."

"아까,,로비에서 마주쳤단다.커피한잔하라고 권했다는 아가씨가,,바로 이 아가씨구나,,"

인연은..만들어 가는것이리라,,

일부러 뒷자석에 놓아 두었던 잡지에서 가영이의 기사를 읽는것까지만 바랬는데..

반가워하는 어머님과 가영이는..여자들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다.

"후후..제가 말이 좀 많죠? "

"아니..뭘..나도 가영씨 같은 딸 하나 두면 좋았을텐데.."

"곧 어머님 며느리 될테니..며느리도 자식이래요.."

"오빠,,"

그 분의..얼굴이 조금은..굳어지는걸 느꼈다.

그렇게 굳어지는 얼굴이..내게는 서운함으로 스치고 있다.

그렇지만 오해말고 들으라는 그 분의 말씀에..조금씩 내 마음은 위로 받고 있었다.

나를 위해 진실하게 마음을 열어두고 하는 조언이였다.

그의 집안 형의 얘기와,,아버지 얘기..

무척이나 꺼내기 힘들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얘기가 끝날 동안,,그는 아무런 말도 없는 그가 침울해 보인다.

그래서,,였구나,,

그래서 내게..

"난,,가영씨편이야,,알았지..?"

"네.."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이렇게 빨리 돌아가는 상황에 난 적응을 못하겠다.

그를 좋아하는건,,사실이지만,,결혼이라....

헤어지면서 손을 꼭잡고..조용히 속삭이셨다.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이,,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하길 바란다고...

그렇게 자리를 떠나셨다.

멍하니..뭔가에 이끌려 오긴 왔지만,,여기가 어딘지..왜 여기까지 왔는지..

"어머님이,,뭐래? 둘이 귓속말까지 하고,,정말 널 좋아하시나 보다.."

"오빠,,전,,뭐랄까,,이렇게 까지,,아직은.."

횡설수설.. 뭘 말해야 하는지 모르는 내 입을 그의 긴 손가락이 막았다.

"쉿..넌 아무말도,,걱정도 안해도 돼..내가,,알아서 할께..네가 아직 이르다 말한다면..

난 기다릴께..네가 날 받아줄때까지..네 곁에 있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