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자리에 들어가려니 떨려서 먼저 화장실로 들어섰다.
그가 내 옆을 지켜줄것이라는 믿음이 있기는 하지만..
"어..언니..?"
주희언니..울고 있는 건가..?
"응..? 가영씨 왔어요.."
서둘러 눈물을 지운 그녀는 애써 밝은척하며 먼저 나갔다.
삼촌이랑..싸운건가..?
휴,,힘내..화이팅..
나는 힘을 불어 넣는 내 모습에.. 싱긋 웃어버렸다.
복도를 지나는데 삼촌도..보였다.
벽을 치며 주절거리는 삼촌 모습이...
정말 둘이..싸운건가??
저렇게..까지 흥분한 모습은..처음이다..
"......삼촌.."
삼촌의 눈은..붉게 충혈되어 말할수 없는 분노가 베여나왔다.
그런 삼촌이..나를 와락 끌어 안았다.
그러고는..뭔가 주절이는것 같았다.
"사랑이..너 만은...나로 인해..내 잘못이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평소이 모습이 아닌 삼촌이..
아픔이..
느껴진다..
왜,,그렇게 아픈지..모르는 난,,한없이 미안해져 간다..
"가영아..사랑하는 사람은 외롭게도..아프게 하지 마라..알았지?"
"응..알았어..삼촌 무슨일..있어?"
"아냐,그냥 삼촌이..미안하다,,이런 모습..정말.."
그런 삼촌이..신경이 쓰였다.
하지만,,삼촌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인사를 하는 나를 지켜봐주고 있었다.
삼촌은 내게 늘..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였다..
주희언니랑은..어색해 보이기도 했지만,,둘 사이의 문제이니까...
"다들..좋은 사람들이지?"
"네..대단하던데요..재력에 능력.."
"다 가졌다고,,보이니? 그들이..? 그래서 부럽니?"
"아뇨,,뭐 부럽다기 보담..대단하다는거죠,,뭐.."
"하지만 가영아,,그들도..가질수 없는게 있어.."
"그게..뭔데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평범한 삶은 없어..사랑을..가질수,,없지.."
"사랑이라...하긴 모든걸 다 가졌다면..사는 재미가 없을 것 같네요.."
"오늘..고마워,,네가 내옆에 있으니까,,힘이 난다..그거 아니?"
"뭘요..인맥도 많이 늘고,,제가 고맙죠.."
"가영아..담에는.."
그가 무슨말을 할지,,그를 바라보는데..그의 전화가 울렸다.
"가영아,,친구 녀석이..술이 좀 됐나본데..잠시 가봐야 겠어.."
"네..그러세요,,전.."
"아냐,,너두 가자..저번에 결혼식에 갔었잔니..그 친구야.."
"네..아까 모임에서는 안보이던데.."
함께 가자며 나를 잡는 그의 따스한 손에..
거부할수 없는 눈빛에..
그와 함께 간 바에는 그의 친구가,,만취되어 있었다.
그는 사랑이 어쩌니...횡설 수설이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태우오빠는 내게 미안해 했다.
"민기씨..왜 한마디도,,안해..?"
"...주희야.."
"응..?"
"우리,,결혼하자.."
그녀의 눈물을 머금은..눈은..더욱 빛나보인다..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게 안아주었다.
내가 알수없는 서러움이,,,그녀를 찾아들었는지,..떨고 있다.
그렇게 날고 싶어하는 그녀가 날개를 다쳤다면..내 품에 쉬게 하고 싶다..
그는 잠시 기다리다며 친구와 함께 나갔는데..시간이 좀 걸린다.
그를 기다리며,,웨이터가 권하는 푸른빛이 감도는 칵테일을 한잔 마셨다.
또,,얼굴에 붉어진다..
겨우 술 한잔에..
후후..괜히 기분도 좋아지는것 같다..
"..엄마? 나야..뭐해? 응..술 한잔 했지..그럼..기분 좋지..엄마,,나 성공할거야,,그래서.."
그렇게 말을 잇고 있는 나의 전화를 가로챈 그는..
"네..어머님..잘 지내십니까? 아버님도 건강하시죠? 네..네..알겠습니다.주무세요"
"..오빠..? 전화하는데..그러는 법이 어딨어요?"
"난 네가 어디 술주정이라도 하나,,했지.."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께 잘하는 그가,,좋아진다..
"훗..오빠두..참..오빠,,나 자꾸 오빠가 좋아져요..이상하죠?"
"취중진담이라구..너의 진심...너도 나 사랑하지?"
"사랑,,까지는 아니에요,,오빠,,오바하지마요,,후후.."
"그렇다면 사랑은..내가 할테니..날 거부하지는 말아죠.."
"네네..마음대로,,해요.."
그녀의 붉어진 얼굴이 바의 조명때문인지..더욱 탐스러워보였다.
그녀의 대답이..진실이 아닐지라도..
이미 그녀를 향하는 내 마음을..돌이키기엔..늦어버렸다.
기석이 주절거리는 소리엔 주희와 형의 얘기가 나왔지만,,
뭐가 뭔지,,연결 지을수가 없었다.
어지러워졌던 마음이..그녀를 바라보면서...정리되어간다.
"가영아..우리 춤출까?"
"전..못추는데.."
그의 이끌림에 부르스를 추고 있다.
그의 향기가,,나를 더욱 취하게 하는것 같다..
허리에 감은 그의 두팔이..나를 끌어 당겼다.
그의 품이..따스하다.
내게 그리웠던 품인것처럼..
그에게 서서히 스며들어간다..
영혼의 동반자가 있다면..
내 품에 안겨있기에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이 사람이길 바란다..
설령..이 사람이 아니라도..
난 원한다..
안으면 안을수록 애절해지는 이 여자를..
가영이는,,음악에 취했는지..술에 취한건지..말이 없다.
나누는 말은 없어도..그저 느껴주길 바란다.
이 순간이 내게..소중한것을...
민기씨가,,오늘은 달라보였다.
그런 그가,,왠지 낯설기도 했지만..
그가,,내게 청혼을 했다.
타들어 가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것처럼..내겐 절실하게 다가온다.
지난일은..이제 묻어버리고..그를 위해..
내게 주어진 능력으로,,이제까지 누렸다면..이젠 만족한다.
더 이상 욕심 내지 않고,,살아야겠다.
만감이 교차한다..
난 모든것을 가질수 있다고 생각했지만,,그건 내 착각이였다.
하나를 가지면,,하나를 포기해야하는 법..그것이 진리였다.
이젠 내 헛된 야망을 접어야 할 시간이다..
"민기씨..잘 들어 갔어..?"
"응..기분 괜찮아..?"
"기분,,? 좋지..민기씨가 청혼을 했는데..나,,부족한거,,많지만,,잘할께.."
"주희..너 답지 않게..넌 언제나 당당하잔니..그게 네 모습이야,,"
내가 당당했던건..어쩌면 나의 자만심 때문이였으리라,,
오늘에서야 나를 둘러싼 거울의 환상이 깨지면서..나를 보여주는 진실이..
내 앞에 버젓히 있는데..어떻게 당당할수가 있는가..?
"응..노력할께..민기씨..고마워..그리구,,사랑해..."
그녀가 사랑이라는 말을 해도,,이렇게 가슴 떨린적은 없었다.
"주희야,,나도..사랑해..오늘은..푹자구..내일 봐,,"
그래..오늘 안 좋았던 일은..다 잊어 버려...
모두...
널 잃어버리면 안돼..넌 언제나 당당한 여자야..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