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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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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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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BY 이슬비 2001-01-23

"그래,,가영아,,어때,,아직 아프니??"

"훗..아냐,,괜찮아..고마워,,꽃바구니도 고맙구..또,,팀장 발령까지,,"

"회사가 너의 능력을 보고 결정내린거야..난 그쪽에는 관여 안했는걸.."

"삼촌..나 배고파.."

"녀석..조금만 기다려,,지금 주희 만나 갈테니.."

위에 탈이난 환자에게 나오는 병원밥이,,다 그렇고 그렇겠지..

녀석,,평소처럼 매운 떡뽁이나 아이스크림,,사오길 바라고 있겠지..


잠이란게..자도 자도,,자고 싶어진다.

병상이라서,,그런가,,?

아,,병원생활 더 하다간,,잠만 늘겠네..후후..

주희언니가 가영씨,,하며 삼촌과 함께 들어 왔다.

그녀는 환자 기력회복에는 전복죽이 좋다며,,권했다.

왠,,전복죽..?

삼촌이 덧붙여 유명한 곳에서 주희언니가 날 위해 사왔다는데..

더 먹기 싫은 느낌,,,뭘까..??


민기씨는 어린애가 아프면 심하게 투정을 부리듯 투정하는 가영이에게..

한 숟가락..또 한 숟가락..먹여 주고 있다.

처음에는 먹기 싫은 듯 보였으나,,민기씨의 부탁을 거절할수 없는것 같이..

그렇게 먹는 가영이를 보며 싱글거리는 민기씨는..

"원래 가영이가 조개류는,,잘 안먹거든..그래서,,잘 먹네..맛있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겨주는 민기씨는,,

아픈 연인을 간호하는 남자로..그렇게 내게 비춰 줬다.

그냥,,아픈딸을 보호하는 아버지 같다구,,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부정하려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의심의 싹이..피어나려 한다.



"민기씨,,나,,질투 나려해.."

"응..? 무슨 소리야?"

"가영이 한테..너무 잘해주니까,,괜히 질투나,,"

"가영이가,,아프잔니,,과로로,,말도 안하고 혼자,,얼마나 힘들었겠니,,"

이 상황에 더 투정하고 따져 들어야,,민기씨와 싸움만,,나겠군..

"민기씨..오늘은 내가 집에서 저녁해줄께..가.."

"안돼,,가영이가 혼자,,외롭잔니..난 여기서 자야하니까,,"

정말 너무하다고 한마디 할려고 할때,,

검사를 받으러 갔던 가영이가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삼촌..오늘은 집에가서 자,,삼촌 있으니 나 불편하더라.."

"그러니..? 그래도 .."

"후후,,가영씨 환자 취급하지마,,민기씨.."

"언니 말 맞아..난 괜찮아,,그러니 집에 가..나 좀 쉴래.."

삼촌은 주희언니의 손에 이끌려 어쩔수 없구나,,하며 갔다.

문을 열려다 들은 그들의 짧은 대화에서

내가 주희언니와 삼촌 사이의..방해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들만의 시간이 필요할테니,,내가 물러나야 하는거지..당연히,,


"민기씨,,어때..? 맛있지??"

"그래,,언제 이런거,,배웠니?"

"후후..내가 못하는게..어디 있겠어? 그런데 둘이 살면서 뭐 그리 많이 사다 놨어?"

"뭘? 아,, 가영이가,,원래 사놓고 보자는 심사라서..냉장고가,,꽉 찼지?"

"응..가영씨도,,참,,어린애처럼 욕심도 많나봐,,민기씨한테 욕심 부리면 어쩌지?

"무슨 말이야?"

"아니,,나중에 우리 결혼해서도,,가영씨가,,민기씨를 찾는거 아냐?

하지만,가영씨도,,결혼하면 달라지겠지..민기씨 아닌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되면,,

그 남자의 사랑이 있을테니..내가 걱정 안해도 되겠네.."

"그렇지..좋은 남자 만나야 할텐데.." 이런말을 하면서,,왠지 쓴웃음이 난다.

"왜,,태우 있잔아,,태우정도면,,음..그런데 가영씨가,,좀 기울겠다..그치?

내 말을 듣지 못한것처럼..아니 듣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그는 술이나 한잔 하자.. 하며 주방을 나갔다.

"우리 이런시간,,참 오랜만이다,,"

"그래,,그렇네.."

"민기씨를 만난지도,,벌써,,10년이 다 되간다..우리..언제 결혼할까?"

이렇게..내가 묻지 않으면,,그에게 언제 결혼이라는 단어가 나올지는..의문이다.

"결혼,,?"

"응..우리..이제 사랑이니,,뭐니 그런거보담,,나이도 있으니..

서로에게 주어진 인생을 잘 보필해줄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지..안그래?"



"가영아,,"

"누구,,태우오빠!"

보고 싶었다..가영아,,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너 때문에..

어찌나 비행기가 느린건지,,왜 그리 한국이 멀게만 느껴지는건지..

지금 내게는 일 보다,,네가 더 소중하게 자리잡았나 보다..네가..

"어떻게..된거에요? 아직,,주말이 아닌데.."

"훗..거긴 금요일 부터 주말의 시작이야..새벽 비행기로 왔다,너 보고싶어서.."

"어머..농담두,,일은 잘 정리하고 왔어요?"

"응? 으응..넌 걱정 마렴.."

"오늘..퇴원한다지? 그래서,,아파서 병상에 있어도,,참 이쁘다..너.."

"오빠,제발,,너무 비행기 띄우지 마요,,하하.."

"참 형한테는 내가 퇴원수속 한다고 전화해야겠다.오기전에..미리.."

그가,,날 위해 왔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아니..그렇게 생각하고도 싶지만,,내맘대로 생각하는건,,왠지 실례인듯 하다.

"여보세요,,거기..조민기씨 댁,,주희니? 네가,,왜..?"

주희언니가,,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