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맹견사육허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48

[제12회]


BY 이슬비 2001-01-21

"가영아.. 바쁘니..?"

"아뇨,,어디 아파요,,?"

곧 결제를 올려야 될 서류가 있지만,,그의 힘없는 목소리에 걱정이 된다.

"아냐,,그냥..일이 좀 힘들어서..이번 주말에..뭐해?"

"아직,,뭐 별 계획이 없는데,,왜요?"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잠시 들어갈껀데..나랑 같이..가줄래?"

"설마,,옛애인 결혼식에..데려가는건,,아니죠?? 하하.."

"그렇다면,,안갈꺼니?아냐,,농담이야..너 웃음소리..참 맑다.그런 얘기 많이 듣지?"

"음..삼촌이 가끔 너무 크게 웃는다고 구박할땐 있었는데..오빠두,,참.."

"가영아,,이메일주소 가르쳐,,줄래?밤에..너 생각나면 메일쓸려구.. "

그녀 주위를 둘러싼 소리들이,,바쁘게..느껴진다.

그녀에게서 받은 이메일 주소를 적곤,,끊어야 했다.

lovingforu..러빙포유라,,

훗..그녀다운 발상이군..


그의 전화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기도 전에 여기저기 전화를 받아야 했고,,바쁘게만 움직였다.

늘어진 시간보단,,바쁘게 긴장된 시간이,,내겐 더 힘을 준다.

어떤일이든 노력한만큼..보여질것이기에..결과가 어떨지라도 받아들여야 하겠지..

회의가,,길어지는군...



이런 생각까지..하고 있을줄이야..

조이사의 반응도 의외인걸,,보면,,그녀만의 작품이라,,이건가..

무서우리 만큼 회사에 대한 제반사정을 꿰뚫고 있는 듯한 그녀의 시안..

기존의 운영 틀에서 조금 벗어나서 하는..최소투자로 최대의 수익을 올릴,,

그녀의 능력을..내가 인정하게 돼는건가..?

"좋습니다.여러 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조대리의 시안을 채택합니다.

중저가의 여아 전문 브랜드 '프리티걸'의 사업에 승인합니다."



회의에서는 여성 캐쥬얼과 여아캐쥬얼의 사업을..진행하기로 했다.

여성 캐쥬얼로의 투자만이 살길이라시던,,큰 형님의 말씀..

다 뜻한바가 있으시겠지..

녀석..참 기특하군..내게까지 비밀로 하고..

공장라인에도 변화없이..기존 회사 이미지를 고수하며..

여아 전문 브랜드..왠지 예감이 좋다.

녀석이 바라는 대로,,성공하길 빈다..


"됐어요,,조대리님..조대리님 시안,,확정 됐데요.."

그녀가 아무리 정확한 소식통이라도,,다시 확인하고 싶었다.

발걸음이,,왜 이리 잘 안떨어지는지..

이사실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무거운 만큼..내 숨소리또한 거칠어져 오는걸 느낀다.

삼촌은..멍하니 바라만 본다.

내가,,뭘 묻고 싶어 왔는지..잘 알면서..

"조대리..섭섭하군..내게까지 비밀이여야,,했어?"

"삼촌..잘된거지? 정말,,이구나,,받아들여 졌어??"

"녀석..그래..축하한다."

지금..날것 같은 기분이다..

와아,,탄성을 지르면 하늘을 보며 손을 내밀며 휙~하고 돌아보고싶다.

하지만,,이제 시작,,아닌가..

기뻐하기 보단,,더 많은 준비를 해야될때다.

막 퇴근 준비를 하려는 때.. 컴퓨터는 메일 도착을 알려 줬다.

--<새로운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가영아,,내가 글 재주는 별로 없다.

그렇다고 생각해보면 다른 재주가 많은 것도 아니구나..

전화 했더니..없더라.

그래서 메일 쓰는거야..

이건 테스트나 마찬가지구..나중에..다시 쓸께..
------------------------------------------------------

--<답장을 보냅니다>-----------------------------------

훗..테스트 결과는..좋습니다~~ ^^

저 오늘..회사에서 인정받았어요..그래서,,참 기뻐요..

지금 날아갈것 같지만,,앞으로 할일이,,더 많으니..참는거에요.

일 잘하고..건강히,,오세요.

주말에..봐요..오빠..
------------------------------------------------------

삼촌은..내게 빨간 핸드폰 하나를 건네 줬다.

"삼촌이랑 너랑 이제 바쁘고 하면,,전화할일 있을까봐,,샀다."

"하하,,고마워,,하긴 나도 하나 사야하나,,했는데..비쌀텐데.."

"다,,갚아..월급타면.."

"너무해..대리 월급이 얼마된다구,,"

주희는 나랑 연락이 힘들다고 투덜대고..

곧 주희가 회사에 합류하면 가영이랑 늘 함께 퇴근할 상황도 아니니..

녀석은 집으로 오면서 이것저것 핸드폰의 기능을 내게 쫑알대고 있다.

내 선물에 대한 답례로 자신의 최고의 요리..라면서 한참을 설쳐 만들어 온것은..

해물 스타게티였다.

"아니,,이게 최고의 요리냐,,?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이지.."

"맛있어,,먹어봐,,퉁퉁 불어터진 라면보담,,나아.."

"그래,,먹을만은 하네..하하,,노려보지마,,맛있다,,그래..맛있다구."

"삼촌,,핸드폰 오는거.. 아냐?"

"네에..조민기입니다."

"민기씨,,핸드폰 개통 축하해..후후,,내가 제일 처음이지? 나 이쁘지??"

핸드폰의 수화 음량조절을 안해서인지 주희언니 목소리가,,들린다.

"그래..어디니?"

"이제 퇴근했어,,무척 배고픈데..나와서,,나 밥좀 사줘.."

"어,,그게...그래,,"

"빨리와,,보고싶으니까,,"


눈치를 보는 삼촌에게 난 괜찬다는 싸인을 하며 나가라고,,했지만,,

혼자 남아 2인분의 스파게티가 놓인 식탁을 보니..씁쓸하다.

꽤나,,정성 들였는데..에잇..나 혼자 다 먹어 버릴테야..

절대로..안해준다. 이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