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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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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BY 이슬비 2001-01-19


어떤 무리의 울타리가,,보이지 않는 장벽이,,나를 조금은..힘들게 한다.

들어가려해도 틈이 보이지 않는 곳..

마음을 열어 손을 잡아 주지 않는 사람들...

"조대리님..식사 하러 안가세요..?"

"네에..다녀들 오세요,,전 일이 좀.."

형식적인 인사가 끝나면,,그들은 재잘거림만 남겨진 자리에는,,난 혼자다..

그들의 밥상에 내가 어떤 입맛 당길 화제로 출연할지야,,나도 모르고..

누군가 쉽게 가르쳐주면 될것 같은 업무도,,내겐 혼자 가야할길이니,,힘들다.

조가영..네가 이런 일로,,힘들어 해서야,,말이 안돼지...

자,,힘내...넌 갈 길이,,멀어..

오늘은..삼촌이 전화도 없네..바쁜가,,?

언제나 늘 받기만 했던 삼촌의 작은 배려들에..길들여져서인지..기다려,,진다.



"이사님..오늘 결제하실 서류입니다."

디자이너의 영입에..민주희의 이름이 있는것은 보고 나는,, 확인차 회장실로 갔다.

소위 잘 나간다는 디자이너들의 영입에 번번히 실패했지만,,

민주희..그녀는 자신을 따르는 디자인 팀과 그녀의 능력으로 회사와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능력있고 당찬 아가씨라면서..웃으시는 회장님..



"회장님..이쪽입니다."

"하하,,잘 지냈어요? 민 실장.."

"네..민기씨는..?"

"조이사는 바쁘다길래..나만 왔는데..어쩌나,,미안하군.."

"아닙니다.무슴 말씀이세요,,호호.."

저 여자 정도면,,,민기의 신부감으론 손색이 없겠군..

디자인팀 전체를 데려 와야한다는 내 조건을 받아 들일 정도면,,

리더쉽이야 뛰어날 것이고 사업 수단이,,보통이 아닌 아가씨야..

자신의 능력을 펼칠 기회와 사랑을 함께 얻고 싶어 나를 찾아왔다는 민주희..



"조대리님..잠시만요,,"

그녀는 내게 시간이 있으면 커피 한잔 하겠냐고,,물었다.

식사를 거르고 마시는 커피여서인지,,속이,,쓰리다.

그녀는 내게 일에만 너무 열중하지 말고 가끔..직원들과 사담도 나누길,,원한다고 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내가 세상의 모든 일을 다 할 마냥,,일하는게..안쓰럽다면서..

"식사도 또,,그냥 넘겼죠?이거 드세요."

그녀는 예쁘게 포장된 샌드위치를 내게 주었다.

나는 그녀에게 나이도 많으니,,둘이 있을땐,,말을 낮춰 달라고,,했다.

혼자 커서 외로웠는데..언니라고 생각하고 싶다고,,

물론..내가 그녀의 샌드위치나 작은관심에 감동을 받아 공적인 관계는..그르칠수야 없다.

회사의 업무 만큼이나,,직원들간의 친목 또한,,중요하다.

이젠..

그들의 무리에 들어가 함께이길 원하는것 보단,,

그들을 내게 끌어 들이는것..그것은 내가 가져야 할 리더쉽이다.



"가영이..언제 퇴근해..?"

"삼촌..나 오늘 일이 좀 있는데..먼저 가.."

태우를 만나는 걸까,,?

휴,,내가 지금 뭐 하는건지..

내게는 다시 돌아온 주희가 있는데..

내가 가영이 옆에 누가 있던..왜 이리 신경을 쓰는지..

오랜시간..함께라고 믿어서 였는지..어리다고만 생각해서인지..

녀석이 나 아닌 사람을 바라보며 웃는다는게.. 서글프군..



훗,,가영~ 그래 넌 잘하잔아...

한사람 두사람,,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고 좋아해 준다는게..힘이 된다.

가끔은 직원들과 어울려 수다도 떨고 험담도 하며,,

내가 놓여진 현실에 불안해만 하지 말고 살아야 겠다.

"삼촌..늦어서 미안,,"

"녀석..뭐한다고 이렇게 늦게 다녀,,?아니..너 술 먹었어,,?"

"후후..응..오늘 직원들이랑,,좀,,마셨어."

녀석이 직원들이랑,,함께 어울린다니,,다행이다.

아니 왠지 태우를 만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더 마음이 편해 지는건가,,?


"삼촌,,라면 먹었어,,? 뭐야,,라면이,,"

라면을 먹곤 자기딴에는 치운다고 치운것이..내겐 다 보인다.

그렇게 거짓말에나 거짓 그 자체에,,능숙하지 못한 사람이다.

안 봐도,,뻔한 모습..

대충 끓여 놓은 라면에 한두 젓가락씩 TV를 보며 먹다가 불어진 라면..

먹어야 하나,,말아야 하나,,하다가 그냥 먹었겠지..

혼자 있는 남자의 처량함이 베어져 나오는 모습이였을테지..

속상하다..


귀신이군..잘 치웠다고 생각했는데..들켰군..

주방에서 혼자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뭔가 하는 모양이다.

녀석은 잠시 후.. 김치전을 가지고 나왔다.

"녀석,,삼촌 배부른데.."

"흥..그럴테지..불어 터진 라면을 먹었으니..당연하겠지.."

"운전은..배우니 어때..?"

"응..뭐,,재미있어. 다음주엔 시험이야. 한번에..끝낼꺼야.."

"음..과연,,가능할지..넌 운동 신경이..둔하잔니."

"운동 신경이랑 운전이랑,,무슨 상관이야? 치,,두고봐.."



갑자기 온 출장이라 인사도 못하고 왔군..

"형,,?"

"태우니..이 시간에..왠일이니..?"

"응..나 괌에 출장 와 있어. 가영이는..자는거야?"

"녀석은 아침에 자동차학원 가잔니..지금은..없어."

그녀가 아침이면 뭘 하는지도 몰랐다니..왠지 미안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