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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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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BY 이슬비 2001-01-16

"민기씨..일은 어때? 부산보다는 일이 더 많지? 어머..얼굴에 나 피곤해! 라고 써있네.."

그의 소리없이 번져 가는 저 미소가.. 그리웠다.

처음 그를 봤을때,,그는 저렇게 웃고 있었다.

학교에선 삼삼오오 모여서 복학할 누군가에 대한 얘기로 들떠 있었다.

'모모의류회사 경영진이라더라..'

'아직 나이도 얼마 안된 사람이,,?'

'그 회사 사장 동생이라지..?'

'키도 크구 잘 생겼대..거기다가 성격도,,좋다잔아..'

나 또한 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으나,,진실은 아무도 모르니까,,싶었다.

여기저기 조민기라는 사람에 대한 수군거림이,,이젠 지겹게 느껴질때 였다.

오늘따라 단짝 친구란것은..대리출석이나 부탁하고 가버리고..

교내 식당에서 대충 한끼를 때우려고 왔더니..시끄럽군..

혼자 짜증이 나듯 중얼거리며 밥을 먹고 있었다.

"조민기,,조민기,,아예 팬 클럽을 만들지,,웃겨,,다들..치.."

마주 앉아있던 남자가 가만히 쳐다보더니,,조용히 미소지을 뿐이였다.

"자,,이거 마셔요."

내 앞에 앉아 있던,,그남자는 내게 커피를 건넸다.

"어머,,제가 왜 댁이 주는 커피를 마셔요,,?그리고 아직 밥도 다 안먹었어요"

이 정도로 차갑게 얘기 했으면,,왠만하면 물러 나겠지...싶었는데..

그는 내 옆에 앉더니..조용히 얘기 했다.

"제가,,조민기인데요,,저 예쁘게 봐달라고요,,하하.."

이런,,정말일까,,? 이사람이..그 소문의 조민기란,,말인가,,?

이렇게 따스한 미소를 가진 그가,,?

그를 만난 후론.. 그의 곁은 내가 지켰다.

물론 나의 추종자들이 없진 않았지만,,난 민기선배를 잡고 싶었다.

그는 내꿈으로 들어가는 문의 열쇠를 지니고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가 지킨다던 그 천사 타령에 화가 났고..

모든것에 관대하고 욕심이 없는 이 사람이.. 나를 채워줄 것 같지 않았다.

난 꿈을 향해 힘차게 날아가고픈데..그의 날개짓은..약해 보였다.

이런 나를,,이해한듯...그는 날 붙잡지도 않았다.

"주희야,,무슨 생각하니..?"

"응..우리 헤어졌던 너무나도 철없던 시절 생각,,후후.."

우리가,,헤어진 것 이였나,,,?

네가,,날 떠나간게..아니고??

주희가 욕심이 많았던걸,,모르는건 아니였다.

늘 좋은것에만..사랑받기에만 길들여져 있던 그녀를..

내가 자신을 거부하면 상처 받을것 같기에..곁에 있어도 별말을 못했었다.

자신에게 당당하고 어떤 자리에서도 빛을 내는 여자였다.

그런 그녀가 내곁을 지킬때는 난.. 시작이 어딘지 모를 자신감을 느끼곤 했다.

많은사람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받았지만,그녀는 나의 사랑만을 바라는 여자로..내마음에 자리잡았다.

내가 지키고 싶은 여자가,,또 한명 늘었났던 셈이다..

그런 그녀가,,,그 많던 작디 작은 추억을 버리고 날아가려 했다.

난,,잡을수가 없었다.

그녀에겐,,그녀만이 어울릴 세상이 있을것 같았다.

성공이라는 끝없는 갈증에..

힘들었던듯..힘없는 날개짓으로 내게 다시 날아왔다.

"그런데..민기씨,,가영이랑 그렇게 사는거,,별로다.."

"뭐,,? 가영이랑 사는게 어때서,,?"

"성인 남녀 둘이,,산다는게..이상하지 않아,,?"

"가영이는 내 조카야..이상하다니,,"

또..민기씨는 가영이에 대한 얘기엔..발끈 한다.

예전에도 이런식으로 티격거리며 싸운적이 많았다.

오늘은..내가 물러 서야 겠군..

하긴 태우가,,있으니 걱정 없겠군..

태우...내게 고마워하겠지..후후..


"어머,,여긴..우리가 애들이에요,,이런데 오구.."

"아니..여기가 애들만 오는데야,,? 우선 밥먹구 재미있게..놀자."

정말 배가 고팠던것처럼 태우오빠는 우동 한그릇을..순식간에 먹었다.

"씹지도 않아요,,? 그러고도 소화돼요..?"

"너두,,배고파 봐라,어,,넌 왜 안먹어,,?"

그는 음식은 남기는것이 아니라며 내꺼까지 먹고 나서야,,배부르고 살만 하다고 했다.

바이킹을 타면서 무서워 내지르는 소리에 망설이는 난,,그의 손에 잡혀 타고 말았다.


그녀는 기다리는 동안 무서워 하는듯 했으나,,

그녀가 재미있어 하길래,,난 지금 3번째 바이킹을 타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희생한다는건..참 좋은 것이리라,,

그 희생의 댓가를 그녀에게서 받을수 있다면,,더욱 좋겠지만,,

오직 나를 향해 웃어 주는 작은 웃음에..

내게 손짓하는 그녀의 손끝에..

많은 인파를 헤쳐나가기 위해 감싼 그녀의 따스한 어깨에..

내가 행복해져옴을...느낀다.

커다란 솜사탕을 먹으면서 고적대의 공연을 보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보인다.

"가영아, 나,, 너 사랑해도 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