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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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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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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이슬비 2001-01-09

똑똑..누구지?

아,,참,,가영이겠군..

"삼촌,,아직 뭐해?? 어서,,이러다가 늦어,,서울 교통 체증..모르는건 아니지?"

"후후,,녀석..10분만 기다려.."

삼촌이랑 산다는게..이상하기도 하지만,,뭐,,다른이의 시선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

난 가야할 길이 있고 꼭,,성공하리라,,꼭..


커피향이 흐르는 주방에서 따뜻함이 베어 나왔다.

늘 혼자 일어나 울적했던 여느 아침이랑은..다르다.

"얼른 와서 먹어,,별거 없지만,,후후.."

녀석의 등뒤에 밝은 햇살 때문인지..

녀석 특유의 밝음 때문인지..따사롭다,,아침이...

언제까지,,녀석의 향기가 내 삶을 체워줄지는 몰라도,,

그때까지는...


휴우,,가영..넌 잘할수 있어,,싸워서 이겨야 승리가 더 빛난거야,,힘내..

이렇게 되뇌이곤 회장실의 문을 열었다.

역시,,그의 당당함이,,그가 가진 힘의 배경이..날 짓눌러 온다..

"회장님.. 회사의 결산자료입니다."

삼촌이 건낸 서류에 눈을 돌리곤,,날 힐끗보며 브리핑을 하라는 고개짓을 한다.

거만함,,하지만,,아직은 거역할수 없는거,,아닌가??

어제의 준비대로 난 제대로 해냈다.

그런 내가 대견스럽고 뿌듯해져 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회장실을 나온 나는 맥이 풀렸다.

이젠..내 인생이 큰아버지,,아니 회장님의 말 한마디에 움직일것이다.

부산지사를 폐쇄시킨 그의 결정은 살아남아야 하는 경쟁에서 늘 이긴 그의 철학이 베어 있다.

살아 남긴 위해 뭉쳐야 한다. 그의 지론인 것이다..


"민기야,,이젠 너도 내옆에 있어야지..내가 널 신임하는거,,알고 있지..?"

큰형님,,비록 어머님이 다르지만,,

무척이나 엄하시기도 하셨지만,,때로는 내게 많은걸,,주시기도 하셨다.

부산지사를 맡길때도,,일가의 수군거림을 일시에 잠식 시킨,,분이셨다.

난 나름대로 부산의 형님을 위해,,가영이를 위해..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았지만,,지사장 자리를 맡았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가영이에게 가끔은 혹독하리 만큼 일을 주곤 했다.

2년이 지난 지금..가영이는 내 옆에서,,그녀 자신의 자리를 찾을수 있는것이다.

"가영..아니 조실장은.?"

"그래..아직은 그 아이는..좀 생각해 보자꾸나.."

"조실장과 함께 올라왔습니다.함게 발령을 내 주십시오.그의 능력만,,봐 주십시오."


조가영,,그녀의 능력은 인정할만 했다.

집안의 냉대에 밀려난 그의 아버지와는 달리,,그녀의 눈은..달랐다.

하지만,,뭐 그리 신경쓸것이 있을까?

"좋다,,다음주 쯤에 발령 통보를 보내겠다"


회장실에서 나오는 삼촌이,,빙긋이 웃고 있다..

점심때가 다 되어 간다면서,,밥먹으러 가자며,,내가 원하는 대답을 회피했다.

초조해하는 그녀를 좀더,,놀려 주고도 싶었지만,,

다음주쯤에 발령을 내준다는 말에..기뻐 하는 가영이였다..

밝게 함박웃음을 피우며 나의 목을 끌어 안고 뛰는 녀석이였다.

"야,,삼촌 목 떨어진다,,그만해.."

"하하,,너무 좋아,,사실,,나,,걱정 했거든.."


"민기씨??"

가늘지만 똑부러진 목소리를 가진 여자의 등장으로 우리의 포옹은 어색하게 풀어졌다.

"누구,,? 너..주희니..?"

참으로 깍아놓은듯,,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에게서 풍겨 오는 향기..

깊은 마력의 향처럼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아름다웠을뿐만 아니라,

신이든 인간이든 유혹하면 헤어날수 없게 하는 그녀의 마법의 띠가 있었기에..

강하기에.. 더 아름다울수 있었던것,,아닌가??

간단한 인사와 명함 한장을 건네곤 그녀는 내게 짧게 웃어주곤,,가버렸다.

"삼촌,,누구야??"

"또,,호기심여사의 호기심,,발동 했군..녀석,,신경꺼.."

치,,신경끄라니..

삼촌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곤 서울을 떠나 부산에서 함께 살았다.

난 오빠가 생긴것 마냥,,늘 삼촌을 따랐고,,삼촌은 날 유난히 이뻐해 주었다.

삼촌이 군에 입대하곤,,좀 쓸쓸했다..

제대후엔..원룸에서 살았다.

같이 살자고 했지만,,삼촌은 혼자가 편하다고 했기에..

늘 갖은 심부름을 하는건,,나였다..

그러고 보니,,예전에 삼촌의 침대 옆에 있던 액자속의 그녀다..

사진 찍기 싫어 하는 삼촌이랑,,둘이 환하게 웃던,,그녀...

시간이,,흘러 그녀가 저렇게 화려한 날개를 달고 나타날줄이야..

나도,,저런 화려함에 당당함까지..가지고 싶다..


녀석,,또,,넋이 나간 표정..

지나가다가도 뭔가가 녀석의 시선을 잡거나 맘이 끌리면,,멍한 저 표정..

"아야,,왜 때려??"

"녀석,,네가 멍하니 있으니 그렇지..정신 차려,,서울서 정신 팔면,,코 베어간다,,"

"후후..그건 옛말이야,,"

"에구,,가영이 누가 데려갈지,,고생 좀 하겠다.."

"어머,,누가 할소리?? 삼촌이나 신경써,,"

"요리도 못해 겨우 해준 아침이..계란 후라이에 토스트,커피..휴,,"

"어머,,내가 요리사야?난 엄연히,,삼촌 비서로 온거야,,알아둬.."

"그렇게 발끈 정색하면,,너 귀엽다..그래서 너 데리고 살면 재미 있을꺼야,,하하.."

"뭐야..? 지금 병주고 약주나??"


녀석,,또 방에서 무얼 하는걸까??

저렇게도 녀석에겐,,살아가는게..시험같은건가..?

늘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노크소리에 답이 없다..자는건가??

녀석..책상에 업어져 자는구나..

오늘 가영이에게는 긴장되었던가 본데...

얼굴살이 통통한 귀여운 녀석이,,많이 컸군..

언제였는지.. 집안에 제사였던가? 정원에서 였었다..

가족들의 냉대의 설움을 혼자 숨죽여 흐느끼는 가영이를 봤다..

오빠,,그때는 가영이는 날 오빠라고 불렀다..

초등학교 1학년이 뭘,,알겠냐고..다들 생각하겠지만,,

가영이는 모든것을 깨우친것처럼..

내 품에서 울었다..소리낼수 없는 그녀의 처지를 아는것 처럼..

그때..녀석의 아픔이,,아직 내 마음을..아프게 한다..

내 마음의 작은 천사,,널 지켜 주고 싶다..

널 지켜 주기 위해..난 적성에도 안맞는 경영학 공부를 했는지도 모른다.

널 위해..

힘겨워 하며 돌아서 가는 부산 형님의 그림자를 보면서도,,

내 모든것을 바쳐 행복을 찾아주겠다고,,다짐했던,,내가 아닌가??

그런 내게..다시 나타난 주희의 등장은..혼란이다..

휴,,녀석..자는 모습은..참 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