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밖에서 초조한듯 민서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민서의 차가 보이자, 그의 어머니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민서를 향했다.
"민서야...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니? 연제의 아버지가 전화가 왔는데... 다짜고짜 혼사라니? 도현이가 아니었니?"
늘 차분하던 그의 어머니였지만, 떨리고 있었다.
"오해예요... 엄마... 들어가요... 들어가서 다 말씀드릴께요."
민서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민서의 아버지가 담배를 입에 문채 민서를 맞았다.
세사람의 대화가 오갔다.
대수롭지 않은 듯 마무리를 지었다.
며칠이 지났다.
연제의 부모님의 방문이 있었다.
물론 연제와 함께...
"민서야 남자니깐, 다른 여자랑 결혼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데, 연제는 여자입니다. 혼사길이 막히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그냥, 결혼을 추진 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늘 들어오던 데로 연제의 아버지는 독단적인 생각으로 결론을 내리고 판단을 했다.
연제의 아버지의 차가운 표정에 모두들 굳어져 저녁 만찬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모두들 돌아간 자리에도 세사람은 멍하니 앉아있었다.
한참이 지난후, 갈라진 민서의 아버지의 목소리...
"민서야... 아버지는 말이다..."
민서가 뭐라고 아버지의 말을 자르려고 하자, 그의 어머니가 제지했다.
"민서야... 어떡 하겠니? 연제의 혼삿길에 문제가 생긴다니...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아버지는... 남자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
"아버지... 그럼... 그럼.... 도현이는... 도현이는..."
민서의 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도현이는 ... 잊어라..."
민서는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깜깜해져 할말을 잊었다.
민서의 어머니는 이미 알고 있은 듯이 두사람의 냉전속에서 흔들림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무표정의 세사람은 침묵을 지켰다.
민서는 자꾸만 땅속으로...
긴 터널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어지러움을 느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