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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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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BY bluebird23 2001-02-03

도현은 며칠째 전화벨이 울리는 전화만 바라보고 있었다.
가현은 민서와 도현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지않은 일이 일어났다는 예감이 들었다.
"언니..."
"......"
무슨생각에 빠졌는지 가현의 말을 듣지 못했다.
"언니!"
가현은 힘주어 도현을 불렀다.
"응...응..."
도현이 대답했다.
"언니...분명히 민서오빠랑 무슨일 있었지? 도대체... 무슨일이야?"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도현은 가현의 눈을 회피했다.
"언니! 민서오빠가 계속 전화를 하는데 안받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니! 도데체... 내가 눈치가 보여서 못참겠어..."
...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침대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도현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초인종이 울렸다. 가현이 인터폰으로 민서의 모습을 확인하고 코트를 입고 나갔다.
침대에 앉아 있는 도현의 옆에 앉았다.

"..... 도현아...."
도현은 흐느낌을 멈추고 한동안 무릎에 얼굴을 묻은채 가만히 있었다.
"도현아... 무슨일이니? 내가 무슨 잘못했니?"
안타까운 민서의 목소리에 도현은 고개를 들었다.
울음으로 발갛게 된 눈동자에서 원망의 빛이 보였다.
"왜 그랬니?"
민서는 도현의 말이 트이기를 기다리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랬니? 이선생이랑... 호텔에서..."
민서는 이제야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알것 같았다.
"어제... 왔었니?..."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민서는 할말이 없었다. 마른목에 침이 삼켜지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민서가 한숨을 크게 쉬었다.
"...도현아... 나 믿니?... 난... 아니야..."
도현은 민서의 얼굴을 외면했다.
"아니야... 그런거... 오해를 했다니... 내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
민서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어제 전화가 왔었어......"
민서는 어제의 일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얘기를 했다.
도현은 믿어지지가 않았다.
분명히 취하지 않은 연제의 모습을 보았다.
민서의 애원에도 도현은 민서에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가현이 돌아왔다.
민서는 더이상 무슨 말로 설득을 해야할지...
도현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도현은 민서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전화기에 벨이 울렸다.
민서였다.
"도현아...나 힘들다... 내가 어떻게 해야 믿겠니? 미안해...미안해... 널 힘들게 해서...날 용서해줘..."
갈라지는 민서의 목소리...
"민서야... 나 지금 수업 들어가야 되거든... 나중에 통화하자..."
도현은 말을 둘러댔다.
"도현아... 네게 용서를 빌라면 빌께... 제발 날 믿어줘..."
짧은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멀리 수척해진 연제의 눈초리를 느꼈다.
도현은 연제를 피했다.
며칠동안 연제의 의식적인 행동이 이상하리만큼 잦았다.
도현은 애써 피하고 싶었지만, 뭔가 연제의 잘못된 생각이 빚어낸 일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