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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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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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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BY bluebird23 2001-02-02

호텔에 들어와서 민서는 연제를 눕혀놓고 나가려고 돌아섰다.
연제가 토하려고 구역질을 했다.
민서는 돌아서다 말고, 얼른 연제를 욕실로 데리고 갔다.
한참을 토하는 소리가 났다.

민서는 욕실입구에 서서 한참을 기다렸다.
시간이 흘렀는데, 연제가 나오지 않았다.
더이상 토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민서는 노크를 하며 연제를 불렀다.
아무런 대답도 없는 연제...
욕실문을 열었다.
아무렇게나 바닥에 엎드려 잠이 들어있었다.
검정코트를 입고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자신의 오래된 우정을 보며 민서는 마음이 아팠다.

사랑이라는 거...
참... 힘든 거 구나...
하는거...
너보고 느낀다...
친구야...
많이 힘들지...
내가 너 친구라고 찾은... 내가...
아무런 도움이 못되는 구나...
이렇게 너의 넋두리만 들어줄뿐...

미안...미안해...

민서는 축 늘어진 연제를 업고 침대로 갔다.
스카프와 코트를 벗기고 침대에 바로 누였다.
눈가에 눈물이 얼룩진 연제가 안스러웠다.
얼굴에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있는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이불을 덮어주고 앉아 연제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았다.
곤히 잠든 표정이 편안해 보였다.

아... 도현... 도현이가 와서 기다리겠구나...
민서는 생각이 도현에게 미치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승강기에서 내려 뛰었다.
두리번 거리며 도현의 모습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도현은 택시를 타고 가며 조금전의 민서의 모습에 맥이 풀렸다.
눈가에 눈물만 계속 흐르고 있었다.
민서가... 이선생이...
설마... 아무일도 아닐꺼야...
위로하며...

연제의 아버지인 영길은 우연히 만난 거래처 회사 사장에게서 지나가는 말에 깜짝 놀랐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러긴 하지만, 그래도 빨리 결혼시켜... 나도 딸가진 입장에서 보기 좋진 않으니깐..."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 유사장인가? 승한건설인가...하는... 그집 장남이랑 호텔에 들어가는 걸 봤는데..."

연제의 아버지는 할 말을 잃었다.
그래도 믿고 있는 딸이었는데...

그날 밤, 연제는 아버지의 호출을 받고 일찍 귀가했다.
현관문을 들어서자, 연제는 부모님의 노한 얼굴에 질렸다.
"너... 유민서...맞나? 그 아이 내일 데리고 와..."
일언반구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은 냉랭한 아버지의 엄포에 연제는 무슨 말인지 다 알아 들었다.
얼어붙은 듯 서 초점잃은 표정으로 서 있는 연제를 그녀의 어머니가 호통을 쳤다.

"너... 어떻게 된거니? 영한이가 아니었니? 민서는 그냥 친구라고 했잖니?"
연제는 무슨 변명을 해야 할지 몰랐다.
"엄마... "
연제는 무너져 내렸다.
바닥에 엎드려 한참을 울었다.
연제의 어머니는 그녀의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질 세라, 얼른 연제를 일으켜 2층으로 올라갔다.

"어떻게 된일이니?"
"나, 아니야... 민서랑... 그런사이... 정말이야... 믿어줘..."
연제는 울먹이며 말했다.
"그럼, 아버지 거래처 사장이 봤다는... 호텔에서 너랑, 민서랑 같이 있었다는데... 도데체 그게 무슨 말이야? 너희 아버진 다른 데 소문이라도 날까봐, 노발대발이시다..."
"그거...나 술이 취해서 민서가 데려다 준것 뿐이야... "
연제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