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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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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BY bluebird23 2001-01-21

도현은 익살스럽게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가는 연제를 연이어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란히 앉은 오래된 연인을...

연제는 예전과 확연히 다른 영한에게 예전보다 더 심한 장난과 애정표현을 하며 영한의 눈치를 살폈다. 영한은 확실히 달라졌다.

영한은 연제의 예전같지 않은 표현에 내심 불편하고, 도현에게 미안한 감정까지 느꼈다. 도현에게 연신 미안함이 담긴 미소를 보냈다.

"우리 술한잔 할까?"
물어오는 연제에게 영한은 잘라 말했다.
"다음에... 다음에 한잔하자..."

연제는 여태껏 다정한척 연기하던 자신감이 와르르 무너짐을 느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걸 애써 참으며
"그래... 다음에 한잔하자. 그럼 여기서 헤어져야 겠네."

세사람은 바깥으로 나왔다.
올 겨울중에 가장 춥다는 날...
차가운 밤공기에 세사람의 얼굴이 바알갛게 얼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빠른 걸음으로 재촉하고 있었다.

"서선생님... 바래다 드릴께요... 타요"
연제는 차문을 열며 도현에게 말했다.
"괜찮아요. 두사람... 좋은 시간 보내고 천천히 헤어져도 돼요. 전 이만 실례할께요."
도현은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도현의 걸음을 더디게 했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식사때 부터 같이 온 걸 후회하고 있는 터라, 돌아보지 않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두사람이지만...
오늘은 왠지 두사람 모두 자신이 알고 있는 연제... 영한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색해 하고 있었다.
괜히 왔어...괜히...

뒤에서 자신의 팔을 낚아 채곤 자신을 와락 끌어 앉는 영한...
두눈이 동그래져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한참을 두사람은 그렇게 있었다.

연제는 자신에게 잘가라는 인사만 크게 하고는 도현이 뛰어간 방향으로 급하게 뛰어가는 영한을 따라 뛰었다. 두눈에는 참고 있는 눈물이 쉴새 없이 흐르며...
그리고...
그리고...
연제는 보고 말았다.
도현을 끌어 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영한을...

감사합니다.... 구정 잘보내세요...
낼 드를지 안드를지 몰라서 미리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