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원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맘때면 늘 있는 마무리 작업...
연제와 함께...
출근준비를 해서 늦지 않게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탔다. 오랫만에 보는 창밖의 풍경들...
도현의 옛동네에 버스가 섰다. 낚시점이 있는 자리에 ...
등돌려 낚시점을 바라보았다. 낚시점은 오간데 없고, 조그만 악세사리점이 생겨 있었다.
조그마한 옛동네의 변한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도현의 눈가가 흐려졌다.
유치원으로 가는 작은 길을 따라 걸었다. 주차장에 연제의 차가 보였다. 교무실에 들어서자, 연제가 커피를 따라 주며 반갑게 맞았다.
"서선생님... 잘지내셨어요?"
연제의 반가운 미소가 싱그러웠다.
도현도 반가운 인사를 했다. 반가운 직장동료를 만난 표현의 시간도 잠시... 두사람은 서류를 꺼내 정리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퇴근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 영한이 불러서 밥사달라고 해볼까요?"
도현은 반가웠지만, 오래된 연인틈에 끼고 싶진 않아 거절했다.
"두사람, 좋은 시간 보내세요... 요즘 데이트 자주 하세요? "
"아뇨... 영한이가 뭐가 그리 바쁜지...요즘 많이 외로워요."
연제의 조르는 표정이 귀여웠다.
연제는 애써 밝고 큰목소리로 영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아... 나 ... 뭐하니? 도현씨랑 나... 유치원에 있는데... 배고파... 밥사줘..."
수화기를 통해 예전의 연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근에 들을수 없었던 연제의 밝은 목소기가...
도현씨와...
너무 뜻밖이었지만...
흔쾌히 승낙했다.
역시...
넌 서선생님이라면...
너무하구나...
연제의 두눈에 질투가 담뿍 어렸다.
도현은 거울을 보고 머플러를 하고, 짙은 베이지색코트를 입고 있었다.
도현의 뒷모습은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찾아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여자의 그것이였다.
자신보다 하나도 나을게 없는...그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