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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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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BY bluebird23 2001-01-17

영한은 제후의 차에서 내려 차가 멀리 사라질때까지 바라보며 서있는 도현의 모습을 한참을 지켜보았다.
차가 코너를 돌아 사라지자, 도현이 흰눈을 맞으며 뒤돌아 섰다.
고개를 땅으로 떨구고 타박타박 소리를 내며...
놀이터로 향했다.
벤취에 앉아 두손을 입에 모아 입김을 불었다.
하얀 입김이 연이어 나왔다.
몹시 추워보였다.

휴대폰 벨이 울렸다.
도현은 핸드백에서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수화기를 타고 영한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현의 차분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여기 집앞인데, 잠깐 뵐수 있을 까요?"
"어디세요?"
"예, 주차장인데요."
"제가 그리로 가죠. 잠시만 기다리세요."
전화가 끊겼다.
검정색 롱코드를 입은 도현의 모습이 이내 보였다.
영한이 차에서 내렸다.

크리스마스 잘보냈어요?
그 친군 잘 지내죠?

영한의 촉촉한 목소리를 들으니 왠지 눈물이 났다.
도현은 하늘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한동안 내리는 눈을 보며 서있었다.

"...커피한잔 사주실래요?"
도현이 말했다.
영한은 조금은 밝은 표정으로 차문을 열었다.

늦은 시각이라 커피숍안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한벽을 다 차지한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조용한 커피숍에 한연인이 행복하게 웃으며 커피마시는 장면...
연인의 얼굴이 크지도 작지도 않고 편안하게 볼수 있는 크기로...
도현은 커피숍을 둘러보며 커피잔으로 두손을 녹였다.
한참을 두사람은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헤이즐럿향이 좋았다.

도현은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영한이 고마웠다.
항상 자신의 곁에서 커다란 나무처럼 서 있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