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후는 운전하는 손에 힘이 풀렸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도현과 민서를 발견했다.
길거리에서 두사람이 키스를 하는 장면을....
머리에 어떤 물건에 의해 충격을 받은듯 한동안 멍하니 두사람의 이별하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도현이 멍하니 멀어져 가는 민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제후는 언젠가 연제와 같이 있는 민서를 본 듯했다.
민..서..라고... 했던가...
참 괜찮은 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차를 천천히 몰아 도현의 뒤를 ?았다.
도현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앞을 보고 멍하니 걸었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제후가 창문을 열고 도현을 불렀다.
누나...
도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채 여전히 눈을 맞으며 시끄러운 소리들에 파묻혀 걸었다.
도현누나...
도현누나...
제후가 몇번의 외침끝에 도현을 깊은 허탈에서 꺼내주었다.
"어... 제후씨가 왠일 이세요?"
"누나, 혼자예요?"
제후가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아무것 보지 못한 의연한 태도로...
"연말인데, 애인도 없나봐..."
"...."
도현은 멍하니 코트의 뒷자락을 쓸며 앉았다.
"누나, 애인 없슴, 내가 심심하지 않게 연말 보내게 해 줄까요?"
도현이 웃었다.
"괜찮아요. 제후씨...."
도현은 무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하고는 두손으로 턱을 괴고 앞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 이렇게 흰눈이 내리는데...참... 제후씬 여기 왠일 이예요?"
"뭘 좀 사러요."
"볼일은 다 본거예요?"
제후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예... 했다.
언제봐도 지겹지 않게 해 줄것 같이 활력이 넘치는 남자...
내가 사는 세상에선 찾아 볼 수 없는...
꼭 다른세상에 사는 것 같은 남자...
도현은 제후의 옆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어디가는 거예요?"
"누나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커피한잔 사주려구요. 조금만 기다려요. 다와가요..."
자신의 기분까지 배려해주는 제후에게 힘없는 미소를 띄웠다.
커피숍안은 라이브 공연이 한창이었고, 그 음악에 취해 커플끼리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가수의 매력이 한껏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제후가 전망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도현은 가만히 앉아있어도 제후는 혼자서 아이리쉬커피를 시키고...
"누나... 여기 아이리쉬 커피가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후회안해요..."
제후의 미소가 밝았다. 도현의 힘없는 미소와는 달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