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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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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bluebird23 2000-12-21

연제와 민서는 커피잔을 사이에 두고 창가에 마주 앉았다.
헤어져 있는 시간이 두사람의 우정을 한껏더 부추겨 주었다.
잔잔한 대화가 오고 갔다.
연제는 실기도 익힐겸 논문 준비에 도움도 될겸 겸사겸사 이렇게 유치원에 1학기만 출근하기로 했다....
민서는 사진을 찍을 곳이면 어디든 이러저리 다니고 있다....
한동안 연제의 수다와 민서의 잔잔한 미소가 오갔다.
민서가 창밖을 보며 연제에게 말했다.
"나 좀전에 초등학교 동창 만났어."
"너가 맨날 얘기하던 그 ..."
"응... 언젠가 한번을 만날날이 있을꺼라고 생각했지만..."
"왜? 실망했니?"
"아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민서는 다시 만나지 못할까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연제와 민서는 한동안 서로의 첫사랑얘기를 해댔다.
연제는 어릴때 부터 알고 지내는 친구가 첫사랑이 되었고, 여전히 짝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제는 그러면서도 다가서지 못하고 매일 그 사람의 방황을 지켜보고 있다.
민서는 마음속에만 담아놓고 한번씩 꺼내어 보곤했다. 첫사랑을...

돌아오는 길에 민서는 그 낚시점앞에 차를 세우긴 했지만, 도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차를 몰아 서울로 출발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민서는 과거의 초등학교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절로 미소가 어렸다.
민서는 학급반장이었고, 도현은 가을의 어느날 전학을 왔다.
선생님께서 도현을 소개했고, 도현은 수줍은 미소로 인사를 했다. 도현은 비어있는 민서의 앞자리에 앉았다. 민서는 첫눈에 도현이 좋았다. 그래서 적응하지 못하는 도현을 도와주었다.
도현이 힘들게 물을 길어갈때 얼른 가서 도와준 일...
도현이 창문 닦으며 친구들과 장난치며 수다떠는 모습을 몰래 지켜본 일...
학교 운동장에서 학급끼리 축구를 할때 자신을 응원하는 도현...
민서의 생일날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했던 일...
거기서 친구들과 숨밖꼭질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민서가 들어가 있는 긴 식탁보가 있는 식탁밑으로 도현이 들어와서 두사람이 숨죽이며 숨어있던.... 그러다가 술래에게 들키기 전에 도현에게 뽀뽀한 일...
민서의 입가에 웃음이 흘렸다.

도현은 민서가 주고 간 명함을 책상앞에 놓고 가슴이 설랬다.
도현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십년이 넘도록 맘설래게 하는 민서를 다시 만나게 되어서 한없이 좋았다.
학교뒷 담벼락에 '민서와 도현이 좋아한대요'라고 누가 낙서를 해서 도현은 그 자리에 앉아서 훌쩍이고 있었다. 민서는 이 소식을 듣고 얼른 그 자리로 뛰어왔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도현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민서는 얼마나 속상해 했던지...
그리고, 민서는 담벼락에 쓴 글씨를 없애려고 풀과 돌맹이로 마구 문질러 댔다. 그러자 글씨는 조금씩 없어졌다. 도현은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민서의 행동을 보고 미소가 어렸다...
그래... 그랬지... 그런일이 있었지...
도현은 또다시 설래기 시작했다.
도현은 갈등이 되기 시작했다.
민서는 내가 이렇게 맘설래며 기다린것 알고 있을까...
민서는 모르고 지냈는데, 자신만 너무 과거에 빠져 산것은 아닐까 하고 은근히 걱정되었다. 그리고, 연락을 해야할지 의문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