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의 귀가가 늦어지는 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윤호는 병원과 정든 도시를 떠나기 전에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도 만나고 인사를 여쭈어야 할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라고 변명을 했지만 나는 그의 귀가가 늦은 이유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눈치 못챌만큼 어리숙하진 않았다..
그는 만취된 상태로 용케도 집을 잘 찾아왔고, 그것보다 더욱 신통한 것은 그의 손에 어김없이 들려있는 초콜렛 봉지였다.
처음에는 아몬드가 송송이 박힌 노란 금박종이에 싸인 초콜렛이었으나..
그의 늦은 귀가의 횟수가 늘어나자 그것은 내용물이 아무것도 들지 않은 은박종이의 초콜렛으로 바꼈다...
"진한게 좋아서.. 초콜렛의 맛을 모른다면... 그렇지만... 안 이상 다른 내용물이 첨가된 건.. 뭐.. 별 맛이 없더라..."
그는 그렇게 넘겨 버리려 했지만....
단 것이라곤 손에도 안 대던 그가 마치 무엇엔가 홀린듯.. 중독된 듯 초콜렛을 몇 알이고 성급히 벗겨 입으로 털어넣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예외없이 말 못할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그에게 무언가 비밀이 있다...
그에게 무언가 내게 말하지 못하고 혼자 삭혀야 슬픔과 분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윤호는 그렇게 그렇게 슬퍼 보였고...
윤호는 그렇게 그렇게 무너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