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아, 괜찮아?"
나를 보살피는 윤호의 손길은 어설프지만 더할나위없이 부드러웠다.
전문의 시험이 끝나고 남편이 가정으로 돌아오자, 나는 심하게 앓아 누웠다. 나는 나의 이러한 신체상의 변화의 원인을 알고 있었지만 윤호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 원인을 말한다면 윤호는 기뻐할 것이다...
우리에게 둘째가 생긴다.
윤호에게 있어 그것의 의미는 이제 슬슬 둘째를 봐야지.. 둘째 계획은 언제쯤? 애 다낳기 전에 혹시 피임하는 건 아니지? 하는 등등의 집요하고도 구체적으로 반복되는 주위 여러사람들의 질문과 호기심에서 해방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아이가 꼭 둘이라야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승우와 연락이 닿지 않는 지금, 나는 그 사실을 남편에게 은폐해야만 되었다.
만약...
만약...
남편의 전자수첩에서 알아낸 승우의 공방으로 전화를 넣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뚜우.. 뚜우...
기다란 기계음만이 돌아가자 속이 타들었다..
승우에게 할 말이 있었다.
승우에게 할 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