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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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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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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흥행작가 2000-12-06

김승우가 홀연히 생각났다...

물론 남편이 지적인 수준이 맞지않아 대화가 잘 통하지 않던 나를 홀대하였던 것은 아니었다..

남편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았고...
그것이 엄청난 노력을 요하는 일도 아닌듯 싶었다..

남편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였으며..
나와 내가 일군 가정이라는 틀안에서 지나칠 정도의 행복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나에게 또한 남편은 이상형이었다...
진실하고 성실했으며...그의 모든 행동거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김승우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나는 어쩌면 남편보다 더욱더 나의 이상형에 부합하는 인물이 그가 아닐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남편은 착하고 성실했지만...
김승우는 착하고 성실하며, 다정다감하다...

나는 다정다감한 남자를 싫어했다..
저런 남자들은 나뿐 아니라 모든 여자들에게 다 그럴것 같아서 싫었다...

그러나...
김승우의 그것에는 무언가 다른점이 있었다.
아니 그것은 나만의 헛된 상상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무언가에 홀리듯이 컴퓨터 본체의 네모난 버튼을 눌렀다... 컴퓨터는 순간 반짝하고 빛을 발하였고... 소리를 내며 생명을 얻었다...

그리고.. 김승우에게로 가는 길을 열어주었다...

나는...
일단..
사람들이 제법 많이 이용하는 한 이메일 사이트에 들어가 허위로 회원등록을 하였다...
치밀하고 가증스러운 행동이었다.. 잠에서 깬 아이가 울기전 민첩하게 행동을 끝낸 나는.. 잠시 방을 나와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냈다...
그리고 통째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 앞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리고.. 또박또박 그의 메일 주소를 입력했다..

손이 마구 떨렸다...

안녕하세요?
저랑 친구하실래요?

두 줄을 적은 뒤... 송신 버튼을 눌렀다...

눈깜짝할 새 편지는 날라갔다...

송신이 완료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뜨고 있었다...

그에게서 답장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