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고민을 했다.
나 수정이라는 인물을 떠나서
애인을 사랑하는 여자라는 것을 떠나서
세상에 홀로 서 있는 입장으로
많이 생각을 했다.
결론을 내릴수가 없었다.
아니 이미 내렸지만 그 결론으로
나의 사랑을 끝맺고 싶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떠날때는 냉정하게
떠나라고 했었나? 그래서 증오하는 마음을
갖도록 나를 그리워하지 않도록
그래서 떠난 나를 잊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하라고....
가슴 아프지 말라고...
서로가 서로에게 그렇게...
단 한번의 눈빛도 만남도 연락도 없었다.
'그래. 이게 끝이구나'
진화가 상호와 무슨 얘기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다. 진화성격으로 봐서는 분명이
큰소리 했을 것이 뻔한 일이었고
상호성격 마찬가지 뻔한 성격인데
둘이 그렇게 언성을 높였다면
상호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
결정을 내렸다.
길다고 할수 있는 2년간의 나의 사랑....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잊자. 잊자. 힘들겠지만 잊자.
앞으로 내게 도움이 되지 못할 사랑이라면-
나만 힘들게할 사랑이라면-
그런 사랑이라면 서로에게 짐이 되느니
그냥 헤어지는 것이 더 나으리....
이별은 항상 아픈 것이기에
나의 이런 이별도 아프겠지.
세상 그 누구가와 마찬가지로......
"야! 어디냐?"
상호에게서 갑작스럽게 전화가 왔다.
"어...."
"어디냐구"
"나 여기 지금 저녁 먹는 자리인데"
"그래?~! 나 가도 되지"
"네가 여길 왜 와."
헤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상호에게서
연락이 오니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잡고 싶은 마음이겠지...
내게 모질게 했어도....
"그래. 알았어. 내가 다음에 연락할께"
그것이 끝이었다. 더 이상 상호에게서 연락을 없었다.
나 역시 상호에게 더 이상의 기대는 없었으니...
우리의 이 헤어짐을 그냥 덤덤히 받아들여야지....
나중에 진화에게서 들었다.
다른 여자 있었었다고 나 만나기전에
사귀었었는데 헤어졌었다고 그때 날 만났고
그러면서 다시 그 여자에게서 전화가 와서
그래서 그렇게 만났다고...
무슨 영화같은 얘기인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내가 지금 회상하는 나의 첫사랑이다.
tv나 영화에서처럼 멋있는 남자와 멋있는 로맨스에 빠진
첫사랑이라기보다는 첫사랑이라는 로맨스조차 못 느낄
그런 사랑...
그래서 난 지금도 그 사랑을 기억한다.
언젠가 tv에 상호가 관리하는 연예인이 나왔다
그리고 그 옆에 상호의 모습이 비춰졌다.
소파를 등에 기댄채 나와 함께 tv를 보고 있는
나의 남편을 보면서 우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알까?'
그리고 내가 지금 이렇게 첫사랑에 관해서 다시금 생각하는 건
상호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해준 나의 이 어린 사랑이
너무나 고마워서 이다.
난 지금의 사랑에...
지금의 내 남자에게 그리고 지금의 나의 아이들에게
만족한다.
나의 사랑이 그들에게 전달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