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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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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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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BY 윤현미 2001-01-03

상호와 그렇게-후에 있을 이별을 생각하며-만나지
2년여가 지났나보다.
처음 나의 생각보다는 우리의 사랑이
단단한 바위같다고 생각되어졌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어린 우리에게 2년이라는-우리가 25살이 되던 해-시간은
세상을 좀더 달리보게 하는 법을 알려주었고
그 만큼 서로를 좀더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
아니 나는 그렇게 변했었다.

"상호야. 나 아무래도 이상하다."
"무슨일인데?"
"말하기 대게 쑥스러운데"
"뭔데?"
"나 아무래도 임신한것같아."
"하하하"
"야. 넌 내가 이렇게 심각한데 왜 웃냐?"
"그럼 너 같으면 웃음이 안 나오냐?"
"왜 웃는건데?"
"임신은 아무나 하냐? 그리고 그렇게 쉽게 임신하지도
않는다. 또 네가 어떻게 알아?"
"약국에서 임신진단시약 사서 해봤는데 임신이라고 나오네...'
상호는 처음 크게 웃었던 모습과 달리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나도 성교육 많이 받아봐서 아는데 아마도 아닐꺼다."
상호는 그렇게 믿고 싶었나보다. 그땐 나도 그랬으니까.
"하여간 이런 일있으면 망가지는 건 여자 몸이요,
여자 인생이라니까"
"그말이 맞긴 하지. 너 어떻게 할껀데?"
"모르겠어. 우선 병원에 가봐야지.
그래서 만약에 그렇다라고 하면..."
"..."
"나 아마도 그렇게 나오면 중절할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 그래야 할 것 같다."
"뭐?"
속으로 화가 났었다. 어쩌면 그렇게 말을 할수가 있을까?
결혼하자는 소리 아니 중절하지 말라며 만류하지는 못할 망정
그런 소리를 할수 있을까?
"너 지금 뭐라고 했냐?"
"그러면 너 어떻게 할껀데?"
"어떻게 하겠다는 건 없지만. 그래도 네가 막상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기분이 좀 이상하다."
"내가 매정하게 얘기하는 건 알겠는데. 답이 없잖냐!!!"
"그래 그렇긴 하지"

2주정도가 지났다. 병원에 가보니 임신한지
꼭 6주가 되었다고 했다.
어쩔수 없었다.
그리고 난 그렇게 25살이 되던 해에
내 인생의 가장 아픔을 너무나도 쓰디쓴 아픔을 느꼈다.
그리고 세월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야 가끔 생각한다.
이렇게 지금 이렇게 내 곁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마도 그때 내 뱃속에서 단 2주를 살았던 아이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나와 어떻게 자랐을까?
몸이 힘겨웠고 몸보다는 마음이 더욱 힘겨웠다.
무엇을 위한 희생인가 무엇위한 댓가인가...
결국 모든 짐은 내게고 떠 맡겨질 이 짐을...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다.
상호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내가 너한테 자꾸 잘 해주면 넌 더욱 약해진다."
상호는 그런 말로 나의 이 마음을 위로조차 해주지 않았다.
마치 버림을 받은 듯이 느껴졌다.
상호에게서 그리고 세상으로 부터...
무엇보다 나로부터...
그때부터 나는 내 안으로 자꾸 움츠려들수 밖에 없었다.

"이 지지배가 무슨 소리야?"
"그냥..."
"회사를 왜 그만두니?"
"그냥. 이젠 다니기 지겹다."
"그럼 뭐하게?"
"아직 계획은 없어."
"너 혹시 상호씨랑 무슨 일있었니? 왜 요즘 부쩍
이상하다. 바보같아. 넋두 나같거 같구"
피식
"그러니? 그렇게 보이면 그런거겠지"

세상으로부터 멀어졌다.
세상이 날 버리고 나 또한 세상을 버리고...
그리고 그렇게 2주일간을 상호와
연락도 하지 않느 채 보냈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