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말을 하나 그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달래주나 울고 있는 너에게
그렇게 눈물 지면 내 마음 아프잖아.
하고픈 말을 많은데
건넬수가 없잖아..
내맘을 왜 몰라
사랑하고 있는데
그 맘도 몰라주고 어떻게 나를 사랑해
그대여 왜 떠나는가
내 마음 울고 있잖아.
그대여 떠나지 마라
그대여...
--- 전원석의 떠나지마 ---
상호와의 첫 만남이었다.
지금껏 이렇다 하게 교제하던 사람도 없었다.
그저 벙어리 가슴앓이 하듯이
연속되던 짝사랑의 아픔만이 내겐 전부였으니.
나 좋다하던 사람들은 왠지 싫었다.
근데 상호는 왠지 다른 느낌이었다.
난 상당히 많은 컴플렉스가 있었다.
키가 작아서 키 큰 여자들을 보면 부러웠고.
몸매가 이쁜 여자들을 보면 그것도 부러웠고....
난 좋게 말하면 상당히 작은 체구다...
작은 키에 살이 약간 오른 통통한 몸집.
몇번의 염색으로 이미 끝이 갈라진 노란 머리카락.
그 어딜가도 누구하나 내게 눈길을 주지 않는
극히 평범한 얼굴...
그래서 난 남들의 관심과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꽃단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만나는 상호
앞에서 이쁜 모습이고 싶었다.
화장을 새로이 하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 고민도 하고
그렇게 벌써 시간이 5시를 넘어섰다.
'흠... 5시에 만나자고 하고선 쫌 늦네...'
1시간 정도를 기다렸을까...
띠띠띠 띠띠띠 띠리리리리 ♩♪
"여보세요"
"어. 나 상호."
"응. 그래."
"야. 늦었지. 미안"
"어. 아니야..."
"야. 너네 집 어디냐? 내가 지금 거기로 갈께."
"여기 5단지 알아?"
"응. 거기냐? 어제 내가 재희 집에 데려다 줬는데
재희네 옆 동네네"
"응 그래 재희 여기 5단지 옆에 살아."
"내가 집앞에 가서 전화 할께."
"응 알았어."
띠띠띠 띠띠띠 띠리리리리 ♩♪
"야.. 나 지금 너네 집 앞이거든?"
"그래?"
"여기 앞에 공중전화 부스 있잖아 거기로 나와."
"응 알았어."
후다닥 달려나갔다. 그냥 마음이 너무나 급했다.
아니 급하게 느껴졌다. 기다린 1시간이 지겨워서...
빵빵...
"야. 공중전화 부스 앞에 있으라고 했지 왜 거기 있냐?"
"응. 그냥..."
"너 저녁 먹었니?"
"아니 아직. 넌?
"나도 아직 안 먹었어. 오디션 끝나고 바로 올라오는 길이라서
아~ 피곤하다 정말..."
"그래..."
"참 미안하다... 빨리 올려고 했는데 좀 늦었다. 미안."
"응. 아니야."
상호와의 첫 만남이었다. 1시간의 기다림.
그것이 상호와의 첫 만남...
첫 만남에서부터 넌 상호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냥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
아무리 상호가 날 좋다고 했을 지언정...
그땐 단순히 넘겼었다.
1시간의 기다림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그리곤 어느 순간 알았다.
'내가 얠 만나면서 내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난 슬픔을 배웠다.
사랑의 슬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