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지금 내앞의 당신 모습도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젠 희미해져버린
당신의 모습도 사랑합니다.
갑자기 울린 핸드폰 전화 벨소리가
한밤중의 적막을 깼다.
"여보세요"
"저기 수정이 핸드폰인가?"
'왠? 남자목소리지???'
"네. 맞는데요?"
"나. 상호데"
"네?!"
"나 상호라고"
"어... 으으응. 안녕."
"어디야?"
"나 집이지. 방금 전에 들어왔거든."
"그래"
"..."
"너 지선이한테서 얘기들었니?"
"응."
"지선이가 어떤 식으로 얘기했는데?"
"그냥 네가 나 ... 한다고 그런 식으로..."
"하.참 걔가 그렇게 얘기했냐?"
"응."
"너 그 얘기듣고 어땠냐?"
"그냥 그렇지 뭐 좋기도 하고,,,"
"그럼 내가 다시 얘기할께.
나 네가 좋다. 솔직히 말하면 너랑 사귀고 싶다."
"?.....?...."
"어. 그래"
"야. 무슨 대답이 그렇냐"
"그럼 내가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는 거지?"
"글쎄.아니다 그런 대답이 필요한게 아니니까."
"...."
"너 내일 시간있니?"
"시간이야 항상 있지"
"그럼 우리 내일 만날래?"
"그래. 몇시에"
"나 내일 지방에 오디션때문에 갔다고 올라오면
5시쯤 되거든."
"그래 알았어."
"그럼 내가 도착해서 전화할께."
"응"
"잘자."
그것이 상호와의 첫 통화였다.
솔직히 상호와 사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가을이고
외로웠고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었다.
상호의 그런 직선적인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기분은 좋았다.
상호와 내가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175센티의 크지 않은 적당한 키. 남들에게 비해서 비교적
작은 얼굴과 염색하지 않은 그런 까만 머리.
그리고 조금은 외소해 보이는 작은 몸집.
동창들의 말로는 상호의 직업은 연예인 매니저라고 한다.
어떤 연예인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상호가 좋다면 난 상호가 좋은 것이지
그가 뭘 하는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지난날엔 그렇게 생각했었지...
그것이 내게 큰 아픔으로 남을 줄은 몰랐으니까.
사랑이 뭔지 모른다.
그래서 난 상호에게 대한 내 감정을 뭐라 정리할수가 없었다.
뭐든지 함께 하고 싶었고
함께 있고 싶었고...
그런 감정....
그것이 사랑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