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신 바 위 8 귀신바위 8회 사공은 실어증에 걸린 환자 같았다 몇 일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을 뿐더러 음식 한 모금 넘기지 않았다 처가 식구들이 장례식을 제대로 치뤄 주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을 뿐... . 어미에 마지막 가는 길을 보겠다고 외갓집 식구들과 찾아온 화연이를 보았을 때도... 울타리도 없고 사립문도 없는 집이지만 울 밖으로 나가는 것이 금기돼있다는 마을 사람들에 만류로...... 아니다 그들에 만류가 아니더라 도 따라가기 싫었다 젊은 장정들에 힘과 떨렁거리는 장송곡소리에 상여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에 동생들이 통곡을 하는걸 보며 그는 피식 웃었다 상복을 입고 뒤를 따르는 딸아이는 표정없는 꼭두각시 같았다 무심히 하늘을 보니 비구름이 지나간 자리는 흔적도 없고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 흰 구름이 몇 점 떠있을 뿐 "어이여 어이여"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이여 어이여" "인생길이 무엇인가" "어이여 어이여" "허무하고 허무하다" "어이여 어이여" 가마를 싫은 등마루의 올라서서 최 노인이 종을 흔들며 선창을 했고 상여꾼들은 가파른 산기슭을 오르며 가뿐숨을 몰아 어이여로 후창을 넣고 있었다 몇 가지 안 되는 그녀에 옷을 태우는 연기가 하늘로 오르는 듯 하더니 상여에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의 눈길이 연기를 쫓아가자 아내의 얼굴이 나타나 베시시 웃으며 이네 사라졌다 그의 삶에 원천 이였던 그녀의 웃음이... 그녀가 즐겨 놀던 뒷산으로 오르는 꽃상여를 보는 사공은 너무나 화가 났다 왜? 아내가 살아 있을 때는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죽어 웃을 수도 없는 그녀에게 꽃상여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같은 핏줄로써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박대만 하더니 눈물은 무슨........ 몰인정한 위선자들 같으니.... 사공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눌 길이 없었다 입을 벌리면 괴성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아서 아니 자신이 미쳐버릴 것만 같아서 입술을 깨물며 마지막 결투에서 암컷을 빼앗긴 숫컷이 울분을 삭히듯이 뜰 안에 섰던 애꿋은 밤나무를 쳤다 께진 주먹에서 피가 주르르 흘렀다.... 그래도 울분이 삭히지 않아 가슴속은 두방망이질쳤다 다시 그 상황이 온다면 아내를 마구 때려주고 싶었다 이 바보 같은 여자야 그 까짓 배가 무엇이관대 뛰어드었냔 말이다.... 그냥 미친년으로 오랫동안 내 곁에 남아있을 일이지... 그는 한달음에 강으로 달려가 돌 사이로 지즐 대며 흐르는 여울목에 않아 목을 놓고 울고 싶었다 그 까짓 배가 무엇이기에... 그렇게 소중했던 배도 아내를 잃고 난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잘 갔어" "어차피 사람 대접도 못 받고 살았잔니?" "이 세상엔 너같이 께끗한 사람이 살 곳은 아니야 세상에 때를 묻힐줄 모르는 너는 그래 아마도 천국에 갔을 거야 그래 그곳에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예쁜 옷도 입고... 이승에서 받은 설음 다 잊어버리고... 이 못난 서방을 용서해라 사공은 지금까지의 분노는 이를 악물고 참았지만 진정으로 그녀를 보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억제할수 없었던 눈물이 주르르 볼을 흘렀다... 그것도 잠시 상여꾼들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그의 망상을 깨뜨렸다 그는 헛 기침을 하며 몇 일만에 그가 입을 열었다 "고생들 하셨습니다" "사공! 어이 힘내게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려 배가 마를 라면 몇 일 걸릴 거여 그러니 맘 잡고 푹 쉬게나" 사공은 그저 고개만 끄떡 일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처가식구들과 방으로 들었다 "어서 밥 먹고 정신차려 화연이를 보고 살아야지" 그제 서야 사공은 딸아이를 쳐다보았다 사공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키가 훌적 자란대 다가 지 에미를 빼다 밖은 듯이 닳아가고 있었다 몰인정한 지지 배 왜 여름방학 때라도 지 에미를 ?아 오지 못하구 죽은 담에 온거냐 어릴 수록에 에미를 ?는 법이거늘 그는 입 밖으로 튀어 나올까봐 애써 목 줄기를 눌렀다 "참 아까 여자중이 와서 염불을 해주었는데 가서 인사라도 하지 그러나" 둘째 처남이 일러주었다 "오늘은 장날도 아닌데 웬 스님이..." 장날에는 스님들이 장보러 오셨다가 마을에 잔치가 있거나 이런날 에도 염불을 해 주시기도 하지만... 문을 열고 내다보니 벌써 저만치 가고 있었다 "스님! 스님!" 말소리가 들릴만한 거리인데도 스님은 밀짚모자를 푹 눌러 쓴체 바랑을 질어지고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사공은 언뜻 스쳐 가는게 있었다 가끔 뱃 머리에 보리개떡을 던져 주고 가시던 보살님 그분이 갑자기 생각났다 밀짚모지를 푹 눌러쓰고 다니시는 그 보살님을 얼굴을 뵌적이 없지만... "아부지 이게 뭐여?" 딸아이는 못보던 보자기를 들고 와서 풀었다 "아니 저건" 전에 보았던 그 봉투 내가 놀랄 사이도 없이 딸아이는 봉투를 열었다 "이게 뭐여 외숙모?" "아 그건 너 태여 날 때 외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과 사주가 들어있는 봉투란다" "그런데 여기에 뭐가 또 있네?" 딸아이가 처음에 입었던 저고리와 편지가 있었다 한참을 ?어보던 그녀는 "화연아! 이 편지는 아부지꺼란다 "아가씨가 정신이 돌아왔을 때 쓴거 같아요"하면서 그의 앞으로 밀었다 "이거 가져 갈래요" 딸아이는 에미가 챙겨두었던 물건을 들고 나갔다 "이봐 매재! 여기서 뜨지?" "영월로 가세 내 일자리를 알아보겠네" 사공은 들은 척도 안했다 한참을 설득해도 아무런 대꾸가 없자 처가식구들은 화연이를 데리고 길을 나섰다 떠나는 그들에 얼굴위로 붉은 노을이 짖게 깔리자 귀신바위 보다도 더 무서운 아귀들 같았다 동생을 땅에 묻은지 하루도 안??건만 떠나자고... 과연 그들이 혈육이란 말인가 거치장스런 물건하나 잊어버린것처럼 어찌 저다지도 몰인정한지... 에미를 위해 한방울에 눈물도 흘리지 않는 딸년도 마찬가지다 웬지 화연이는 그 집 식구 같다 그녀에 동맥을 타고 흐르던 붉은 피가 하늘로 솟아 올라 붉은 구름치마를 두르고 황천길로 떠나려는지... 오늘 따라 울다지친 붉게 충혈된 눈동자처럼 노을은 빨갛게 젖어잇었다 낮익은 뒷산자락에 낮선 봉분이 그의 눈길을 잡았다 산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그녀의 무덤위로 땅거미가 내려않기 시작하자 사공의 가슴은 또한번 철렁 내려않았다 그러나 그는 산자락 어둠속의 묻혀있는 작은 무덤을 가슴속의 않고 알수 없는 웃음을 흘리며 방문을 열었다 아내가 썼다는 편지만이 덩그라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8 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