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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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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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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BY owl5304 2001-01-11

전화벨이울렸다.
"h호텔앞인데 어디있어요?..

수민은 건너편도로에서서 열심히 이쪽을 두리번거리는
재호를 발견 했다.

"신호등 건너와.바로보여.'
"어디요?..아..청바지에 머리긴여자가 한명 서있긴한데..
수민씨 맞아요?..
"글쎄?..재호 니 시력이 나빠지지않았다면..

뛰다시피 건너온 재호는 수민의 코앞에 얼굴을 들이대며

"맞긴 맞네요.눈밑에 살짝가린 주름하며..후훗..
"야..너..

수민은 주먹으로 재호의 배를 꾹 누른다.

"나.배고픈데 우선 밥좀 먹죠..
"여기까지 와주셨는데 밥굶길까봐.하여튼..

수민은 못말린다는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재호의손을 잡고
호텔옆에있는 일식집으로 들어갔다.

"아.이제야 살것같네.

회덮밥 한그릇을 후딱해치운 재호는 입가를 닦으며

"너.배고픈것 못참는건 알지만 먹기도 참 빨리먹는다.
무슨밥을 씹지도않고 삼키니?그래도 소화가 되나부지?..
"걱정말아요 타향살이 몇년만에 터득한 것중에 하나니까..
이 바쁜시대에 수민씨처럼 밥알세다간 굶어죽기 딱 이라니까요..
"너 아까부터 은근히 날 놀리는데..
밥값 니가내라 얄미워서 안사줄래.
"지금 밥안사믄 후회할껄요?..이차 팡팡쏘실준비는 되셨겠죠?..
"아이구 산다 사..

둘은 일식집을 나왔다.

"어디갈까?.난 찬 맥주가 한잔 마시고 싶은데..
"그래요?..그럼 맥주 마시러가요.
"좀 걷자. 걷다가 발길 닿는데루가자..
"그러죠.뭐..

재호는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수민의 손을 잡았다.
둘은 천천히 밤공기를 가르며 낯선 도시속으로 걸어갔다.
발길이 닿아 들어간곳은 시끌벅적한 대형 호프집이었다.
라이브와 젊은이들이 어우러져 기분좋은 밤이 익어가고있고..
수민과 재호는 중앙바에 나란히 앉았다.
찬 맥주가 먹고 싶었던 수민은 단숨에 맥주한병을 비웠다.

"천천히 마셔요.숨좀 쉬어가면서..
"갈증이 났나봐 저녘을 급히 먹어서..

"오늘 수술이 있었어요.마르티스암컷이 난산이어서
제왕절개 했어요.늘 느끼는 거지만 생명은 신비로와요
그 조그만 뱃속에서 꼬물꼬물 세마리나 나오대요.
두놈은 건강한데 한놈이 좀 약해보여요.
"그으래?..큰일했네.
아기를 것두 세마리씩이나 받아냈으니..
그런의미에서 한잔하자.오늘 세상에 태어난 그 강아지들을 위하여..

수민과 재호의 맥주병이 가볍게 허공에서 부딪혔다.
맥주를 두병째 비운 수민은 느슨해진 기운을 느끼며
재호를 처다보았다.
언제나 호기심이 가득한 눈..적당히 흘러내린 앞머리..
장난끼로 뭉친 도톰한 입술..

"왜요?뭘 그렇게 자세히봐요?

수민의 시선을 느낀 재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싱글거리며..

"아무리봐도 너무 잘생겼다는 말 할려구 그러죠?.."
"웃긴다.니 얼굴은 아무리봐도 개그맨이야.
금새라도 상대방을 웃길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정말요?.이렇게요?..

언제 붙혔는지 재호의 앞이빨에는 김부스러기가
붙어 있었다.

"푸하하..파안대소를 하고웃는데.
수민의 옆자리에서 훔쳐보던 여자아이들이 킥킥거리며
덩달아 웃어댄다.

"내가 너 때문에 눈밑에 감춰둔 주름이 펴지질않는다.
"어디봐요 내가 펴줄테니..

재호는 수민의 눈가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며..
재호의 얼굴이 가까이 닿자 파래냄새가 느껴졌다.
음..이 파래냄새..
수민은 가슴이 일렁이는것을 느끼자 후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요?
"어.화장실갈려구.

수민은 찬물로 몇번이고 손을 씻었다.
방금 재호에게서 맡았던 파래냄새를 애써 지우기라도 하는양..

들떠있는 분위기에 휩쓸려 너끈히 맥주 여섯병을 비운
둘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호프집 계단을 내려왔다.
캘리포니아드림..돈워리 비 해피..비틀즈의 헤이 쥬드 까지..

뇌세포들이 하나하나 살아 숨쉬는 느낌..
살갗의 솜털들이 일제히 ??는 느낌..
아무래도 좋았다.그들이 공유할수있는 지금의 이 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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