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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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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owl5304 2000-11-16

내일 아침에 다시 통화를하기로하고 수민은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가끔씩 서울이 답답하다며 훌쩍 떠나기를
좋아하는 재호에게 "넌 역마살이 잔뜩낀 들개 같애.
"킁킁거리며 바람의 냄새를 따라 니가 가고싶은 곳은
어디든지 가는..

수민은 재호를 그렇게 놀려댄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아마 그정도의 여행일거라는 짐작은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기에 수민은 화가 난 것이다.

거실불을 끄고 스탠드를 잡아당기자
제리는 쿠션속에 코를박고 잘 준비를 했다.
수민은 얼음을 잔뜩넣은 양주잔을 흔들며
발코니창 쪽으로 걸어갔다.

수민의 목젖을 타고 흘러내리는 차가운 기운..

어쩌자는 것은 아닌데..
그렬려구 그를 만나온건 아닌데..
재호가 느끼고 있는 그 혼란을 어떻게 수습해 주어야 할까..
분명 그의 몫 이긴하지만
강건너 불구경 할수는 없지않은가..

제길 이렇게 힘든줄 알았으면 그와의 감정교류를
시작도 말것을..
저렇게 보구싶다며 목이메이는
한 젊은남자를 나보러 어쩌란말인가..

수민은 마음이 아팠다.
명치끝이 저려오고 눈물이 흘렀다.
가볍고 산뜻하게 친구로 지내보자던 허울좋은 울타리가
서서히 부서지는 이 느낌..

수민은 그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재호의 열정을 조금씩 인정해주고있었다.

다음날아침
수민은 새벽공기를 마시며 약수터로 조깅을 나섰다.
짧게 숨을 끊어쉬며 가벼운 복식호흡을 했다.
매일하는 수영탓인지 숨이 가쁘지않아서
몸이 새털처럼 가벼웠다.

최상의 컨디션
오늘 재호를 만나면
이 상황을 애기해주어야지
삶은 마라톤처럼 끝없이 앞을보고 뛰는거라고..
지치지않고 오래뛰려면
기술이 필요한거라고..
나에대한 감정도 그렇게 조절해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