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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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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owl5304 2000-11-14

제리의 다리가 다 나은것 같다며
건강체크를 하러온 수민의 손에는
쉬폰케?揚?들려있었다.

"덕분에 제리가 건강해졌어요.
"근데 쉬폰케??좋아하세요?

수민은 재호앞으로 케?揚?흔들며
그의반응을 살폈다.

"고맙습니다.
"저 쉬폰케??무지 좋아해요.

재호는 쉬폰케?揚?강조하며
빙그레 웃었다.

우리안에 맡겨진 애완견들이
수민의 방문을 기다렸다는듯이
일제히 난리를 쳤다.
그런 소란스러움에도 아랑곳하지않은체
수민은 개들의 턱을 한마리씩 어루만지며
아는체를 해주었다.

"난 아마두 전생에 개 였나봐요."
"아님 개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거나..

개를 보면 무심히 지나지 못하는 그녀.
어느곳을 만져주면 좋아하는지
정확히 아는그녀
수의사인 재호보다 개에관해
모르는것이 없는 그녀.

재호는 그녀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재호가 수의사가된건
그의어머니 영향이 컸다.
마당에서 기르던 진도개가 있었는데
어찌된것인지 그녀석은
어머니가 주는 먹이외엔 아무것도 먹지않았다.

어머니가 집을 나흘씩 비운적이 있는데
진도는 물 한모금을 먹지 않았다.
그날저녘 어머니는 진도에게
고깃국을 푸짐하게 먹이셨다.
진도의 충성심을 마구마구 칭찬하시며..

진도는 재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산책이라도 나갈때면
동네아이들은 재호곁에 얼씬도 못하게 으르렁댔다.
암놈인 진도는 아마도 재호를
애인쯤으로?..

어렸을적부터 안길러본 개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진도에 관한 기억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기억은 생각하라고 있는거니까...

그렇게 재호는 자연스레
개를 좋아하게되었고 이해하게 되었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
수의사가 될수없으니까..

애완견들을 바라보는 수민의 눈길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수의사인 재호는 금새 그녀의 눈빛을
알아채릴수가 있었다.

재호는 슬슬 그녀의 전생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전생은 지금생과 연관이 깊대요
"어쩜 수의사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애완견 때문에돈을 많이번 수의사.."결국 개로인해
돈을 벌었으니 지금은 그 은혜를 갚기위해
그렇게 개들을 이뻐해주시는게 아닐까요?..

재호의 그럴듯한 학설을
수민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난 개만보면 어떤개든 그냥 좋으니까요..
"못생겼든 털이밉든 무슨상관이예요
"조건없이 막무가내로 그냥 좋다는데.."
"근데 돈 많이 번 수의사는 좀 그런데요?..
"물론 직업이라는것이
돈 하고 연관이 없다고는 볼수없지만
그래도 전생이야기라면 그저
동물을 몹씨 사랑한 수의사 쯤이 어떨까요?..

수민의 느닷없는반격에
재호는 아무대꾸도 하지않았지만
속으로는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자신의말을 이렇게 센스있게 되받아 칠줄아는 여자라면?..
하고..

재호는 수민의 긴 머리가 좋아서도
두아이의 엄마로 보기엔 어려보이는 외모가
좋아서도 아니였다.
서른여섯의 연륜이 만들어내는 적당한 제스추어와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그녀만의 매력에 매료된 것이다.

재호와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수민에게서
재호는 웬지모를 편함함과
그녀를 좀 알고싶다는 의욕을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