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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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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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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jerry 2000-11-06

그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날 ..그는 늦은시간에도 불구하고 내게 와 주었다.
모든 병실에 거의 불이 꺼져있었고..아이도 잠들어있었다.
아이가 깰까 걱정은 되었지만..잠시니깐..하는 맘으로 달려나갔다.
" 이늦은 시간에 왠일이야.."
" 자! 받아라..."
주머니에서 따뜻한 캔커피 하나를 건넨다.
약간은 추웠던터라 먹지않고 손에 부비며 온기를 느꼈다.
"짜식...초췌하다구 하더니..여전히 이쁘구만.."
" 놀리지마..농담할 기분아냐.."
" 농담 아닌데.."
" 아니는 좀 어때..?"
" 아직 ..차도가 별로없어..."
" 그..래...곧 좋아 지겠지.."
길에 서있기가 그래서 우린 병원 근처 벤치에 앉았다.
비오는 날이라 제법 쌀쌀하다.
그가 상의를 벗어서 씌워준다. 아련히 그의 체취가 느껴지는듯하다.
그가 뜬금없이 이상한 소릴한다.
" 우리 말야...언젠가는 함께 할거 같지않냐?"
" 먼 소리야.."
" 아니 난 우리가 그렇게 될꺼 같아.."
혼자서 싱글싱글...뭐가그리 좋을까? 난 가슴만 답답한데...
" 그럼 우리 애기는? "
" 내 딸하지머 "
" 담에 태어날 애랑 성이 틀린데..? "
" 내가 내 성따르는거 포기하지머 "
" 참내..그럼 부모님은.."
" 우리 아버지는 날 믿어 주시는분이야. 내 결정을 존중하실꺼야.."
기가 막힌 나..
" 그럼 니친구들은...날 모르는것두 아닐텐데.. "
" 널 보면 다들 좋아 할꺼야..아마 반대들 절대 못할껄? "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난다. 하지만 ..싫지 않았다.
헛소리 한다구 일축해 버렸지만..농담이 아닌걸 내가 더 잘알기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안다고 생각했지만..그건 오산이었다. 내친구가 그랬다. 그가 날 많이 좋아한다고..하지만 그는 그런거 나한테 내색하거나 하질 않았다.
나중에 알았지만...가진거 한 없던그가 내게 사랑한다고..결혼하자하면 내가 부담느끼며 피할까봐..절대 그런내색않했다고 그랬다. 친구라는 미명아래 얼굴이나마 볼수 있었으니깐...
그예날..그때도 그랬다. 내가 너보다 먼저 시집가겠다고..낄낄대며..한순간 그가 잠잠해 지더니.." 이혼할때 까지 기다려 주마.." 별뜻없이 한소리라고 생각했지만..진심일 줄이야..
아이가 호전을 보였다.
다행히 일주일정도 지나서 퇴원이 가능했다.
또다시 일상으로의 회귀..
그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다. "만나자"
어찌어찌 시간을 내고 나갔다.
말쑥한 차림의 그가 기다린다. 예전처럼 먼저 나와서..
약간의 식사후 이어지는 가벼운 술자리..
이런 저런 애기를 해도 그가 내게 보내는 감정..느낌을 알수 있었다. 얼마나 날 원하는지도..
차마 손한번 잡아보지도 못하는 그지만...그..런 애틋함이 절절히 느껴진다. 그는 손에 항시 어머니 처럼 여기던 작은 어머니가 해주신 반지를 늘 끼고 다닌다. 마치 결혼 반지 같다고 놀려도 소중한 거라고 늘 끼고다였다.
그가 갑자기 반지를 뺏다.
" 이거 한 번 껴봐.."
" 아....야~ 너 손한번 굵다.. "
" 그거 너 가져 "
".....?....."
" 잘 갖고 있어...그반지 내게 다시 주는건 두가지 의미야
?째 네가 다시 내게로 오는거야 . 다시 내손에 께워주면돼.
둘..째...네가 다시 날 안본다는 의미지..너의 자리를 찾아간다는 그런..의미겠지. 여하간..전자이길 바래..정말.."
한동안 반지를 들여다 보고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던그가 용기내어 옆자이에 앉는다.
살며시 내 머리를 만져본다.
" 우~와 무슨 향이야...샤넬no5보다 더 좋은데..?"
" 으~휴,,이것아 샴푸 냄새다 "
" 흠..그런가.."
그런 말을하며 가만히 내 머릿결을..내 뺨을 가만히 대어본다.
차마 어쩌지 못하고 가만히 손만 대었다 떼길 여러번..
순식간의 일이었다.
갑자기 그가 날 안았다. 얼마나 주어진 힘이 세었는지 몸부림조차 제대로 치지 못했다. 그와 이리 가까이 있는게 얼마만인가..아마도 10여년 정도 된거같다.
손끝에 ..그의 손끝에 힘이 들어간다. 다시는 놓지 않을것처럼..
예전 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입술을 마주한다. 아득한 느낌..
욕구에 차서 날안던 남편의 손길과 너무 다르다...
소중한 물건 다루듯이 ..너무 아까와 어쩌지 못하는 사람처럼..
그의 손에 그의 품에 ,,입술에..사랑이 그리움이 ..안타까움이 넘쳐난다. 이남자..정말 날 사랑하는구나...
바보같이 왜 이제와서....날 보구 어쩌라구...눈물만 난다.
눈물을 닦아주고 그가 나가자고 했다.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좀 맑아졌다.
그가 집까지 바래다 줬다. 겁도 없이..
집착강한 남편이 이걸 보면 아마도 ..다음날 뉴스거리가 될만큼 큰일이 날꺼다. 무서웠다.
집근처 학교에서 잠시 앉았다 갔다.
갑지기 그의 손이 거칠어지는듯싶더니..내게 말했다 널 갖고싶다고...이제 위험하다는걸 느꼈다. 내자신을 내가 믿을수 없을것만 같았다. 그보다 내가 문제야...
잘라 말하고 일어섰다. 깊은 한숨을 쉰다.
" 오늘도 널..갖지 못했어.."
" 이제가 너무 늦었어.."
" 오늘한 말 진심이야. 나 오늘 결심했다.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나 이제 열심히 살꺼야. 너 기다리는 동안 난 열심히 회사일만 할꺼야.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넌 내게 돌아올꺼야..반드시..그때 널 행복하게 해주려면 나 열심히 돈벌어야돼 . 성공도 해야되고..이제 맘이 편하다.."
아무말도 못했다. 찬성도 반대도..그어떤말도 못했다.
혼란스러움..그자체였다.
굳은 결심을한그를 보며 할말을 잊었다.
그는 앞으로 그리하고도 남을 사람이니깐...
13년간의 사랑을 그는 그렇게 되찾고 싶어했다. 너무나 간절히..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