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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장미정 2000-11-06



1981년 8월 여름.......
일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지금은 당연히 그런 사소한 좌절감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일을 쉽게 받아 드리고 잇었다.

여름 방학을 맞이해,
큰 딸 희수는 서울집에 와 있었다.
무슨 결단을 한 듯 바느질을 하시는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은채,

"엄마........저 학교...."

"학교? 학교가 왜....무슨 일 있냐?"

"엄마 힘들잖아....
나 학교 그만두고 공장에 취직할까 해서......"

"미쳤니! 제정신 이야!
여태껏 키워 놨더니 고작 한다는 소리가
그것 밖에 안돼!"

"화만 내실게 아니라.....
엄마 힘들잖아.
나 학교 일년 덜 다닌다고 해서
인생 사는데 별 무리 없어요.
공장 다니면 일년이면 돈이 얼만데?"

"이것아! 사는데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냐?
돈이란, 없다가도 있고,
있다고 없어지는게 돈이야! 알아?
니 애비봐라.
할아버지가 물려준 재산 사업한답시고
다 탕진하고 우리까지 버린거 보면서
그런 소릴해!
더 악착같이 배워야지....."

"그러니깐.......너무 없으니깐.....
있어야 대접 받으니깐 돈을 벌겠다구요"

어머니는 큰 딸의 반항에
기가 빠져 나가는 듯 긴 한 숨을 내쉰다.

"나는 너희들 한테 해 줄 수 있는건
고등학교라도 마쳐 놓는것 밖에 없어.
그래야 나중에 니 애비한테 할 소리라도
있는거구....
돈! 그깟 돈!
이 에미가 뼈가 뿌셔지도록 벌테니깐 공부나해.
일년만 찹거라.
졸업 아니냐....왜? 용돈이 부족해서 그래?"

"그건 아니구......"


밖에서 듣고 있던 지수가 문을 벌컥 열어 재낀다.
지수는 희수를 째려보며

"정말 웃기네....."

"무슨 말 버릇이냐...언니 한테...'

"언니? 언니면 언니답게 해!
내가 모를 줄 알지?
아버지 한테 용돈 따로 타쓰는거.....
난 다 알아!
꽤 크더만......액수가
언니 혼자 그 돈 다 쓰가며 편하게
지내면서 공장?
웃기지 마라 그래.....
도대체 그 속에 뭐가 들었어? "

"지수야!"

"엄마 모르지?
언니 아버지한테 온라인으로 용돈 타 쓰는거.."

지수말이 맞다는 듯
희수는 고개를 숙이고 만다.

"대단한 인간이야!
가족 버린것도 모잘라, 자식 편견까지해!
언니! 아버지한테 전해.
사람이 그렇게 살면 나중에 늙어서 좋은꼴 못 본다구!"

"지수....너 이리 앉아!
말투가 그게 뭐야!
이 엄마가 그렇게 가르키든?"

어머니는 지수의 손목을 사정없이 잡아 댕겨
자리에 앉힌다.

"놔봐요! 나도 할말 많아 왜이래!
엄마,,,,,이런 기분 알아?
친구년 손 가방을 잠시 빌렸는데
그걸 잃어버렸어.
그년은 메이커라며 똑같은거 사달래지
난 돈이 없지.
우리집 형편 뻔하지.
그래서 아르바이트 한답시고
나 또래 애들 오고가는 분식집에서
지저분한 테이블 닦는 기분 알어?
아냐구!!!

근데, 근데말야....
언니는 나름대로 이중으로 용돈타며 지내잖아.
반친구들 서로 용돈모아 놀이동산 가는데,
난 그 돈 조차 없어 끼지도 못하는
이런 더러운 기분 언니는 아냐구!!"

지수의 말에 어머니와 희수는 침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울컥 치밀어 오는 서러움이 밀려오는지
지수는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버리고 만다.

"엄......마 그게 아니구......"

"됐다...그만하자.
니 애비한테 용돈 타 쓰는것 까지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지만,
동생들도 너 못지 않게 힘들다는 건
알아줘라....."

"네......에..."

삐거덕 거리기 시작했다.
서로 보살펴 주고, 아껴주고, 이해해줘야 할
가족인데, 서로에게 불신을 품게되고
작은 오해로 하여금 서로에게 상처를 받고 말았다.

희수 역시 다름대로 외삼촌네
눈치받는 타지 생활이지만,
털어놓고 얘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였다.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을 할 줄 아는법.
어쩜, 너무나 큰 부분을 그들은 잊어 버리고
사는지도 모른다.
아픈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기에
작은 애해. 배려 조차 용납할 수 업게 되어 버린다.
그게 바로 "상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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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일수의 군입대

다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