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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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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jerry 2000-10-24

그가 돌아왔다.
정확히 10년만이다.
그를 안건 13여년...10년간의 떨어짐...3년간의 스치는 듯한 만남...그게 다다. 아니 그게 전부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녀석은 나와 친한 고등학교 동창의 사촌이다.
그 아이가 하두 자기 사촌 자랑을 하기에 은근히 소개 시켜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번번히 "노"... 뭐 생긴게 별로라나...
그래두 호기심이 생겨서 자꾸 졸라서 드디어 녀석을 보게 되었다. 때는 녀석의 학교 축제때... 어스름한 저?Ю?등지고 등장한 녀석의 모습...."으으으..."내 가슴에 기대가 무너지는 소리...농구 좋아한다기에 180정도나 되는 그런 남을 상상했었는데 녀석은 170도 안되보였다. 머리카락은 쇠수세미 같았다....꼬불꼬불..저 머리는 대체 멀로 빗을까? 얼굴은 흔히 말하는 "모여라 꿈동산" 스타일로 큼직하게 매달려 있었다. 왜그리 시커멓던지....하여간 영 아니었다....
그래두 친구 사촌이니 어쩔수 없이 우린 (녀석은 내친구에게 남자를 하나 소개시켜줬다 .것두 곱상하게 생긴 놈으로...) 당시 유행하던 신당동 떡복이 집으로 가서 DJ가 음악을 트는 그런 웃기는 곳에서 떡복이를 먹었다. 그게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

녀석의 말을 인용하자면 난 무지하게 이쁜 스타일이란다...간지럽게 스리...하긴 녀석의 친구중에 녀석 몰래 ?아오는 인간도 꽤있었다. 녀석은 무쟈게 ?아 다녔다. 아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아다니지도 않았지만 끊임없이 내게 연락을 했다.
또 죽자 사자 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만나면 항상 실없는 소리로 날 웃기고 맛있는거 사주고 뭐..그런 부류의 아이랄까?
솔직히 부담이 없었다. 녀석 말고도 ?아다니던 몸들이 많다는거 녀석도 알고 이었으니깐..
하지만 그런걸 내친구는 무척이나 싫어했다.
녀석에게 상처주지 마라고....그래서 우린 만나면서 서로 내친구에게 비밀로했다. 우린 그렇게 친구도 연인도 아닌 그런 ...사이였었다. 적어도 내생각엔...

녀석의 집이 좀 기울었다.
잘은 모르지만 좀 많이 기울었나보다.
예전엔 잘나갔다고 그러던데.... 솔직히 그것두 맘에 안들었다(아~얼마나 난 한심한 아이였는가...)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우린 각자 대학에 가게 되었다.
난 서울에... 그는 부산에....방학때 올라온 그를 가끔 만날수 이었다. 그때 조금씩 마음의 표현을 하는거 같았다.
난 모른척했다.
하지만 묘한 구석이 있었던 아이.... 못생겼지만 매력이 있던아이.....매우 웃기자만 때론 무서우리만치 진지하고 침착했던 아이...외동아들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다.
그런 그가 점점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건 대학 1학년 여름방학때....
녀석이 밝은듯한...아니 우울하지만 애써 ?P은듯이 내게 안부전화했다 .
"보구 싶다...엄마가 좀 편찮으셔...괜찮아 지시겠지뭐..."
" 그래? 너 잘해드려라...종알종알(쓸데없는 소리)..잘있어..."

며칠후 친구가 전화가 왔다 녀석의 어머님이 위독하시다고....
설마...난 내 지인들의 가족죽음을 한 번도 접한적이 없어서 믿지 않았다. 그날 저녁 친구에게 다급하게 전화가 왔다
" 우리 고모 돌아가셨어..."
실감나지 않는 전화 ...녀석에게 뭐라고 해야지?
내가 찾아가야하나?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를 만나는게 두려워졌다. 그만큼 난 죽음의 의미를 모르던 철없던 아이였다.
고작 녀석 만나서 뭔소리 해야하는지 따위를 고민하다니....

그 날 저녁에 그에게 전화가 왔다.
"응..나야..보구싶어서...괜찮아.."
내가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나보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안부를 묻던그......참지못하고 내가 소리쳤다..
"나 다알어....너 어떻케......흑흑......"
" 알고있었구나 ...내가 그리 입조심시켰는데...엄마 임종을 그래도 내가 지켰어 ....괜찮아 임마..정말 괜찮아.."
꺼꾸로 날 위로하는 그....한참을 전화기를 붙잡고 울었다...

다음날 00병원 으로 갔다. 친구와함께....
들어가기가 겁났다. 친구 시켜서 내가 왔다고 전해달라고 그랬다. 잠시후 친구가 침통한 얼굴로 나왔다.
"너한테 그대로 전해달래,,"
자기 많이 울어서 모습이 많이 보기 않좋다고 ...너 왔는데 못나가서 미안하다고...하지만 정말 사랑한다고....

그렇게 그는 안에서...나는 밖에서 울고 있었다...

십수년이 훨씬지나고 생각하니 그는 상주였을꺼다 그런그가 어딜 나오나...후후..난 왜그리 바보같았지?....

그렇게 그는 어머니를 20살에 여의고 아버지와 홀홀단신 서울에 남겨졌다.
한동안 그를 만나지 못했다.
모르긴 해도 많이 힘들었을꺼다.
늦둥이 외아들을 무척이나 이뻐하셨을 어머니를 여의고 그가 의연히 생활하는게 참 신기했다. 아니 독하다고 생각했다.

그해 겨울방학때..
그는 제주도에 있었다.
관광이 아닌 아르바이트로...말이좋아 아르바이트지 실은 노가다 뛰러 거기까지 갔다.나중에 알고보니 목장에서 한달넘게 일했다고 했다. 돼지 "덩"은 원없이 보았노라고...
서울로 올라온 그는 제주 감귤한박스를 들고 씩씩하게 왔다.
제일먼저 내게로... 돈많이 벌었다고..맛있는거 사준다고..
만난자리에서 그는 뭔가 내게줬다. 한권의 사진첩...
거기에는 제주의 모든 모습이 들어있었다.
"너 제주도 안가봤지? 그래서 내가 좋은데 다 돌아다니며 사진찍어놨어. 이거 보면 제주도 안가봐도 반은 알수 있을꺼야."
그리고 한쪽켠엔 그의 어린시절 사진이 있었다.
어머니와 찍은 초등학교 입학사진....
지금의 그와는 전혀 딴판인 아주 귀여운 소년이 엄마와 다정히 웃는 사진... 생전에 날 많이 궁금해 하셨던분을 사진으로나마 첨으로 뵈었다. 갸날픈 모습에 한눈에 봐도 그를 끔찍이 사랑하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잘 갖고 있어 줄래?"
왠지 그가 슬퍼보였다. 마치 우리가 헤어질걸 예견이나 한듯....

방학이 끝나고 그와나는 서로 각자의 길로 돌아갔다.
당시에도 난 따라다니던 놈들이 몇이있었다. 그도 알고있었다.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나한테는 친구 이상을 원하지 않는듯했다.
그러기에 우리가 더욱 오래 만났는지 모른다.
여전히 우린 가끔 전화해서(일방적으로 그가 전화했다)안부묻는 사이로 되있었다. 난 그때 까지도 그의 맘을 몰랐다.아니 그의 맘따위는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달리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봄이 찾아오려하던 어느날 그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나....군대 가..해군에..자원했어"
별로 놀라지도 않는나....."그래? 잘 다녀와라 매도 먼저 맞는게 좋잖니..^^"
미적미적 그가 먼가를 꺼낸다....누군가의 손때가 묻은듯한 18K 금목걸이...."이거 우리 엄마가 아끼던..항상 하시던 목걸이야..돌아가신후 죽 내가 간직하던거야...이거..나 없는 동안 니가 좀 간직해 줄래?"
잠시 긴장했다..."그래 니맘은 알겠어..하지만 ..좀 부담스러워...소중한 엄마의 유품을 어떻게 덜렁이인 내가 간직하겠니? 아빠한테 맏겨놔라..응?"
그는 암말도 않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그건 그의 어머니가 며느리 될 사람에게 꼭 주고 싶다고 하신 물건이었다.
기다려 달라는 말을 그는 그렇게 한거였다....
난 한마디로 거절하고....
겨울을 바라보던 어느 계절에 그는 쓸쓸히 군에 들어갔다.
당시 난 맘에 두고잇는 사람과 만나느라 정신이 없었고...
몰아치는 비바람과 차가운 바닷바람을 맏으며 그는 조금씩 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한겅음씩... 한걸음씩....군에 들어간 그는 그렇게 나에대한 사랑을 열어보이기 시작했다. 자존심 강했던 그가.....


-계속_........out of side..out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