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게문앞으로 요란한 굉음을 내며 구급차가 지나간다.
광구는 배달한 꾸러미를 짐자전거에 싣고 담배한대를 피우고있
던 중이였다.
그러나 그에게 항상 그렇듯 세상사 그무엇이든지 그런 사고따
윈 관심거리도 아니였다.
그는 오직 이순간 걸어서 10분도 아니된 거리를 달걀2알,라면2봉
지,부탄가스1개가 든 꾸러미를 배달할 생각에 더더욱 귀찮아질
뿐이였다.
그는 자전거를 좋아한다.
거리가 멀든 가깝든 심지어 5미터떨어진 마을공용화장실을 갈때
도 이 짐자전거를 끌고라도 간다.
세수는 안하더라도 자전거 한번정도는 쓰다듬어줄수있다.
솔직히 유일하게 남은 그의 소유물이였기에 그랬을까?
명성여관304호.
여관앞은 사람들로 웅성였다.
아까본 구급차도 보였다.
광구는 자전거에서 내려 꾸러미를 털레털레 들고 여관입구로 향
한다.
구급차앞에서 구조대원과 여자한명이 실랑이하고있었다.
다른때같으면 지나쳤을 광구가 안으로 들어가려다말고 입만 벌리
고 멍하게 서있다.
그여자였다.
20살을 갓넘은 창백한 피부의 광대뼈 부쑥 튀어나온 좀비같은
여자...
여자는 구조대원에 의해서 실려나온 들것을 붙들고 실성하듯 고
래고래 악을 쓰고있었다.
마치 귀한 보물을 빼앗기기라도 하듯이....
구조대원들은 완력으로 그녀를 뿌리치고 들것을 차에 실고는 아
까처럼 굉음을 내며 사라진다.
멀어지는 굉음을 따라 맨발인체 달려가려는 그녀를 사람들이 붙
잡자 그녀는 실신하고야 말았다.
여관주인이 안에서 가져온 소금바가지를 그녀몸뚱이위에 뿌려댄
다.
`에이,재수없는 년!어디서 이런 비러지같은 미친년이 들어와서
는....에이!?!'
그러더니 여관주인은 그여자의 짐으로 보이는 가방하나를 가져
와 그여자 머리위에 내동댕이쳤고 한참뒤에는 광구로서는 처음보
는 생명.
갓태어난 핏덩어리를 싼 보자기를 그녀옆에 놔두고는 들어가버린
다.
광구의 시선은 그어린 생명에게로 빨려들어갈것처럼 눈을 떼지못
한다.
광구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울렁이고 쿵쿵뛰는걸 느꼈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릴수없어 그는 알수없는 웃음을 터트리
고 만다.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그가 배달하려던 달걀2알,라면2개,부탄가스
1개의 주인공은 바로 그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