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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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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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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낙서쟁이 2000-10-24


이야기 [네엣].....하얀날개

그녀가 그렇게 다녀간 후 승빈은 차트에서 그녀의 이름과 주소, 그
리고 전화번호를 메모 해두었었다. 다음날쯤 다시 오리라 생각했었
는데 오지 않았다. 병원에서 그날 밤을 보내고 집에 들어가 별다른
일은 없었는지 걱정이 되었었다. 점심 시간에 나이 많은 정간호사를
불러 자초지종을 대충 이야기하고 전화를 걸어 보라 부탁했다.

"네. 여기 병원인데요. 강세희씨 계신가요?"
"네. 전데요."
"네. 잠시만요. 원장님 바꿔드릴께요."

정간호사가 전화를 바꿔주고 원장실을 나갔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그날 감사했습니다."
"아닙니다. 지금은 괜찮으십니까?"
"네. 덕분 에요."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문제 있으시면 부담 갖지 마시고 언제
든 연락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네 안녕히계세요."

[강세희].... 눈물 짖던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죽음을 쉽게
말하던 모습도 떠올랐다. 승빈은 왠지 그녀를 보호해 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착잡한 마음으로 진료를 끝냈다. 퇴근
무렵 술이나 한잔하자고 같은 건물에 있는 [정치과]의 닥터정을 불렀
다.

병원 건물을 나서며 승빈은 닥터정에게 몇일 전 있었던 강세희 그녀
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었다. 평범한 사람인지라 닥터정도 [무
슨 그런 놈이 다 있냐..] 며 흥분하고 있었다. 같은 생각을 갖는 동지
를 얻은 기분이였다.

저녁을 간단하게 끝내고, 그녀와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
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도착한 곳이 [하얀날개]였다. 닥터정이 홀을
둘러보며 민간호사를 찾았다.

민수경. 그녀는 간호사이지만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 중에서도 눈에
띌 정도의 외모를 갖었다. 그녀의 매력을 제대로 다시 확인한곳은 몇
개월 전 닥터정과 일과 후 목을 축이기 위해서 우연히 찾아 들어간
강남의 한 단란주점에서였다.

민간호사가 병원에서와 달리 진한 화장과 몸에 붙어 몸매를 잘 드
러내 주는 짧은 검은색의 원피스 차림을 하고 우리 테이블에 인사하
러 왔을 때 나와 닥터정은 놀랬으며, 민간호사 아니 민수경은 당황해
했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준건 닥터정이였다.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나 보지?"
"..."
"김원장! 거 월급좀 많이 주지. 하하"
"왔으면 앉어."
"네.."
"미쓰민 여기서 보니까 훨씬 매력적인데? 그렇지 김원장?"
"그렇군..."
"감사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니, 부자연스럽게 합석해서 동료처럼, 요식업
의 아가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병원에서 간호
사의 얼굴로 다시 만났다. 전날의 만남으로 아무래도 어색한 분위기
를 풀어야 할 것 같아서 퇴근 무렵 민수경을 불렀다.

"민간호사 난 병원에서 열심히 내 일을 도와주는 민간호사만 알지.
그 외의 민수경은 몰라. 내가 관여할 바도 아니고, 지금처럼 병원일에
열심히 일해주면 되. 편안하게 지내자고 우리. 알았지?"
"네. 원장님.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그런데 그 집에 자주 가면 단골로 대접 잘 해주나?
하하"

그렇게 민수경의 퇴근후 아르바이트를 인정(?)해 주었었다.

"미쓰민 없나? 주빈이 왔는데?"
"이사람아 주빈은 무슨.."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다 목소리를 들었는지 민수경이 호들갑스럽
게 반기고 있었다.

"어머~~~! 어서오세요."
"정원장님도 오셨네요. 그 동안 왜 안 오셨었어요?"
"나야 이사람 없으면 시체잖아."
"하하.. 이사람이 무슨.."
"하하..."
"미쓰민아! 우리 과일에 술은 알아서 가져와라. 너무 비싼 거 말
고~!"
"하하... 네. 알았어요."
"아! 그리고 우리 예쁜 아가씨도 부탁해. 응?"
"참네 이사람이~?"
"정원장님. 여기 저보다 예쁜 아가씨 없는데요?"
"그럼 모 미쓰민이 나랑 오늘 2차 가는 거고~ 알아서 해."
"호호호~"

병원에서 보는 것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었다. 입고 있는 옷이 사람
을 바꿔 놓는 거 같았다. 민수경이 가슴이 큰 다른 아가씨 하나를 불
러와 승빈 옆에 앉히고 자기는 닥터정 옆에 앉아 술을 권했다.

얼마간 술이 오가며 노래도 번갈아 한곡씩들 하고 닥터정이 분이기
메이커답게 언제 저런 노래를 다 외웠는가 싶은 신세대 노래를 멋지
게 부르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민수경이 환호성을 지르고 자리로
돌아오는 닥터정에게 달려 들어 목을 끌어안았다.

"와~~ 정원장님 너무 머찌다."
"하하. 이거 써비스가 괜찮은데. 다음에 한곡 더 잘하면 뽀뽀도 받
겠는데? 안 그래 김원장? 하하~"
"하하.. 그러게 미쓰민 정원장에게 뽀뽀좀 해주지 그래?"
"미쓰민아 우리 뽀뽀 한번 하자..응"

닥터정의 한 손이 테이블 밑에서 짧은치마로 맨살을 드러낸 민수경
의 다리를 만지며, 한 손으로 어깨를 끌어안는 바람에 민수경이 마지
못한 듯이 닥터정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에이.. 이거 무효다. 무효."

닥터정이 술기운을 보이고 있었는데 민수경이 닥터정의 그런 모습
을 싫어하지 않는 기색 이였다. 민수경이 닥터정의 목을 끌어안고, 닥
터정이 민수경의 등을 쓰다듬으며 키스를 나누는 동안 승빈이 무안해
졌었다.

"아! 이사람들아. 그만 떨어져. 계속 하려면 에프터로 나가.."

머쩍은듯이 떨어지며 닥터정이 민수경 귀에 속삭였다. [2차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