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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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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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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BY 김삿갓 2000-10-19

요즘 한창 유행하는 i love school 을
통해서 많은 동창들을 찾았다.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항상 보는 사람들의 얼굴을 벗어나고 싶었다.

초등학교때 내가 열씸히 허쉬초콜릿이라고 놀리던 그 친구(창욱)
를 보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어릴 적 모습보다 훨씬 멋있어진 모습.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 왠일이야. 멋있어졌네'

친한 친구가 빨리 가는 바람에 난 그냥 멋적에
자리만 지키며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야. 은재야. 너 하나도 안 변했다."
"어. 그래, 안 되는데. 좀 변해야 되는데."
"야 술좀 먹어"
"어."

그냥 그렇게 창욱가 좋았다.
좋은 감정보다는 보고있으면 그냥 좋은사람.
그 사람과는 다른 감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내 감정을 내가 생각해도 웃긴다.
한 가슴으로 두 사람을 생각한다는 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와 창욱이는 별개의 감정이니까.
동창 싸이트에 올라와 있는 창욱이의 전화번호를 봤다.
그리고 창욱이의 글들을 꼭 읽는다.
한번의 실연이 있었다고?
자식. 무지하게 로맨틱하네. 시도 올리고...

회사 여직원들끼리 저녁을 먹게 ?榮? 단란하게...
창욱이네가 터미널 근처에서 닭갈비집을 한다.
그쪽으로 갈까하다가 결국엔 갔지만...
창욱이가 웃으면서 반겨줬다.
"너. 이번주 모임때 나올꺼냐?"
"아니. 난 이번주엔 못 가고 다음주에 나갈려구"
"그래..."
"더 필요한거 있으면 말해"
"그래. 고마워"
"깻잎 더 줄까?"
"응. 당께 쉔"

그런데 그 다음날 동창 싸이트를 들어가보니
창욱이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나 이번주 모임에 못간다잉...』
기뻤다. 근데... 모임 후기에...
『야. 늦게까지 놀았더니 피곤하다.』
뜨아~!

창욱이를 생각하면 참 웃긴다.
어릴 적 장난치고 하던 모습만 남는데...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같기도 하고
또 내가 그렇게 컸나 싶기도 하는 맘...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그냥 보고 있으면 흐뭇?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그의 모습은 지워진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