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느낌조차 없었다.
어느순간 오빠의 그 얇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이상하다고 느낀 순간부터 난 그렇게 오빠에 대한 내 외사랑을
키워나갔다.
회사 앞에서 언니들과 자주 술을 마시고 집에 가는 차가 끊기게
되면 여지없이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곤 집으로 항상
바래다 주었다. 수없이 그런 일이 반복되었다.
여자란 어리석은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 어리석은 것일까?
난 그렇게 늦은 시간에도 내가 전화해서 나오는 오빠를 의심했다. 좀더 확실히 말을 하자면 의심이라기보다는 오빠도 내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리곤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기여. 혹시 영호오빠 여자친구나 애인있어요?
"영호. 글쎄. 개는 여자들이 주위에 하나 많아서 잘 모르겠네.
왜? 너 영호 좋아하냐?"
"아니여! 오빠가 여자친구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요. 그래서 혹시
여자친구 따로 있는해서요. 예. 알겠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그런 뜬 구름 같은 말들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가슴 속에 작은 꽃하나를 심어두고 난 그 꽃에 물을
주고 충분한 영양을 주었다. 그러니까 꽃이 금새 자라났다.
참 우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식 ㅜ.ㅜ
가을이었나보다. 그렇게 수 개월이 지나면서 오빠가 다쳤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막말로 머리에 구멍이 생겼다. 다행히
몇바늘 꿰매는 정도로 간단히 끝났지만 오빠는 그때부터 모자를
쓰고 다녔다.
오빠와 함께 차를 타고 오빠 집앞으로 가게 되었다. 집에
데려다 주려고 하면서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오는 건 또 뭐람.
집앞 오빠 차안에서 오빠를 기다렸다. 오빠의 형이 지나갔나보다. 옷을 갈아입고 온 오빠는 내게 물었다.
"야! 너 방금 요 앞에 지나가는 사람 못 봤냐?"
"아니요. 못 봤는데요. 왜요?"
"응. 우리 형이거든. 형한테 내 차안에 이쁜 아가씨 앉아
있는데 못 봤냐구 물었거든. 그래서"
난 그말에 금방 얼굴이 밝게 졌다. 그 의미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