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은 모기가 없는 산이다. 신선한 바람탓에 모기가 서식하지 못한단다. 하기야 1057미터나 되니 모기가 살겠는가. 박사장은 계속 나에게 주식을 양도하라고 했다. 내 지분의 반을 자기에게 양도하라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 어떠한 일이 있
어도 주식의 30%이상은 소유해야 장난꾼들의 기업사냥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신 기억을 떠올리며 그를 응시했다.
"회사가 점점 어려워 질때 결단을 늦추시면 이익이 될게 없습
니다."
"다른 방법으로 수습해 주실수 없나요?"
"글쎄요. 지금으로선 별다른..."
"사장님, 한번만 봐주세요. 저로선 아빠의 유언을 어기는 일
은 가장 하기 싫은 일이예요. 제가 어떠한 수난을 당한다 해
도 아빠의 부탁을 지키고 싶어요. 도와 주세요"
"그렇긴 하지만, 워낙 상대방이 조직적이고 비도덕적이어서요.."
창밖으로 바람이 지난다. 황해에서 왔을까? 아빠의 얼굴이 스쳐지난다. 엄마의 얼굴도 측은하다. 아무도 없는 이 땅에 황량한 벌판 바람을 맞서 광풍의 가운데 서 있는 나. 나에게 누가 힘을 줄 수 있을까.. 사랑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의 팔을 쳐다보았다. 미스코리아 팔. 누가 나를 알까
"박사장님 어쨋든 회장님에게 다시한번 말씀해 주시던지 제게
연락처를 알려 주세요"
"제가 전권을 받은건데 회장님께 전화를 하시기는 무리가.."
"그래도 어쩔수 없잖아요. 직접 연결해 주세요"
그는 생가하였다. 침묵이 흐르고 구름이 바람을 데리고 간다 북으로 가는 길목마다 국화를 피우고 기러기를 불러 나뭇잎을 따난보다.
"회장님께 말씀 드려 주세요. 주권보다 더 큰걸 드리겠다고요"
박사장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렇게만 말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