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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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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외눈박이물고기 2000-09-25

안녕하세요? 몇달을 망설이다 겨우겨우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렸습니다. 욕먹어도 좋다. 내만족을 채우기 위해서지 남이 알아주길 바라며 쓰냐?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래도 많이 읽어주셔서 정말 기쁘네요. 다른 여러분들 글솜씨에 주눅들기도 했지만 드라마광인 여섯살난 제 딸아이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 볼랍니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글로 써 딸아이게게 읽어 줄 수 있는 그날까지.저 솜씨로 별짓을 다하네 하고 비난하지 마시고 지켜봐 주세요.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분께 고맙다는 인사 전합니다.


-------무죄(5)----------


남편의 재회.
직장 후배의 병문안을 위해 몇몇의 직원들과 병원을 찾았던 남편.
그병원이 그날 새벽 모자를 실어다준 그 병원임을 몰랐다고 한다. 안쓰럽게 울고 있던 그녀를 발견하기 전까진.
눈물범벅이된 그녀의 얼굴에서 나를 봤다던 남편. 처음엔 그저 사랑하는 아내를 닮은 그녀에게서 연민을 느꼈을 뿐이었다고 했다.
"우리 재민이 보다 한살이나 어린 근석이 백혈병 이라더라."
"........"
무작정 도와주고 싶었다던..남편은 담배 한개피를 꺼내물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사랑이야?"
"........"
"처음엔 뭐든간에 지금은 사랑...이..야!"
대답을 못하는 남편을 향해 소리친다. 넌 진짜 나쁜놈이다.다른 남자들이야 지들 아내에게서 싫증을 느끼고 새로운것을 찾는다고 바람을 핀다지만. 박현우 넌 뭐니? 웃기지 마라. 나보고 믿으라는거야? 다른 여자와..그것도 아이까지 딸린 한살 많은 과부가 좋다고...사랑이네 뭐네..지꺼릴수 있어? ..그러고도 나와 재민이를 사랑한다고 말하는...당신을 믿으라는 말이지?....
목젖을 울리며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덩어리를 내 위선적이 자존심이 힘겹게 누르고 있었다.
이럴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사랑한다는 아내도 있고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든 자식도 있으면서 또다른 여자와 아이를 사랑한단 말이지?
신이 저주스럽다. 왜? 이토록 얽히고 ?鰕榻?운명을 집어넣은건지.각자 정해진 운명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잖아? 부정한다.결코 신이 없음을.....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는건데... 난 당신의 그 웃기지도 않은 사랑에대해서 들어야 한다는것 자체가 참을 수 없어.알아? "
"은..."
"됐어. 그만해. 내가 선택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잖아.뭘 어쩌라는거야? 당신 사랑노름이야긴 그만해.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뭐야?. 그여자가 당신더러 뭐라고 했을까? 여기 정리하고 오래?"
"그런 여자 아니야..."
남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녀를 두둔하는 그 말이 내게 차갑고 예리한 칼날이 되어 내 가슴을 파고 들었다.
"그래.그렇구나.박현우씨! 당신 아내 정은수는 이런여자예요."
"은수야!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야.미안해!진짜 미안하다.추호도 너를 상처 입히고 싶다는 생각 없었다."
남편은 알까? 자기가 내뱉는 모든 말들이 하나하나 칼이 되어 나를 향해 던져진다는걸.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다는게 이런 느낌이였구나. 서서히 내 몸이 재로 변해가는거..... 벌겋게 태워지다 새까맣게 타들어가 재가되어 흩날리는거......
내 상처가 큰 만큼 내 패배감도 커져가는것 같았다.
"정리 할거야. 시간을 줘. 조금만...."
"아니! 시간은 내가 가질거야.정리도 내가 해야지.왜? 당신이 해? 당신한테 그런 권리가 있어?"
"......"
"내가 해. 내가 한다구."


서울로가는 기차가 수원을 지나고 있었다.
재민이게게로 한시간이라도 빨리 달려가고 싶었다. 그래도 내 아들은 여전히 엄마를 사랑 할테니까.
밤 아홉시가 다되서야 서울에 밤공기를 마실수 있었다. 그리운 서울. 내 모든 행복이 그대로 머물고 있는 서울이었다.
"아저씨. 성북동으로 가주세요"
택시가 달린다. 이대로 달려나가 다른 차원에 내팽게쳐지고 싶다. 아무런 생각도 존재하지 않는...이 버거운 현실에서 다만 벗어날수만 있는 그런곳이라면 좋겠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