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화 닭살 타임!
-나-
첨엔 우리... 못말리는 닭살 커플이었따.
주위사람들! 모두 대패를 갖구 다녔지? 아마? 닭살 민다구...
신혼시절! 날마다 깨소금, 밤마다 참기름을 열댓병 짰지.
밤마다 팔베개 안하믄 잠안오구, (요샌 팔저리담서 10리밖으로
떠밀린다.)
밥상 받을 때마다 '맛있다', '사랑해'가 물결치구...
'허니~', '다알링~', '쟈갸~'
'쪼옥~', '쭈우욱~'
콧소리 너무 해서 축농증 걸렸었다. 나...
밤마다 야시시한 나비 날개나, 샤넬 5 향수만 입구 잤따.
날 새자마자 강시처럼 벌떡 인나서 꽃단장하고, 정성어린 밥상
대령했다.
다소곳한 미소와 함께...눈까풀 깜빡깜빡~
'서방니임~ 진지 드사와요옹~'
'자갸~ 아~~~해!'
'쏙! 아이 쟈기이뽀!'
'자갸~ 회사 안가믄 안돼? 나랑 같이 노올자아~'
'자기 나 싫은 거지? 그러니까 나혼자 두고 회사가는 거지?'
현관에서 출근 뽀뽀하느라고 날마다 신랑은 지각이었따.
비오는 수욜엔 칼같이 빨간 장미 한송일 뒤에 숨기곤 와서,
날 위한 달콤한 쎄레나데를 불렀지.
봄이면 꽃찾아 백리,
여름이면 파도찾아 천리,
가을이면 단풍찾아 만리,
겨울이면 눈꽃찾아 삼만리...
카오디오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나오면,
'자기가 꽃보다 아름다워~ '
날보며 부드럽고 따스한 윙크를 보냈었지.
조수석에 앉은 난...끊임없이 조잘거렸고.....
짹짹짹...쫑알쫑알...지지배배...지지배배...
'하하', '호호'...웃음꽃이 시들날이 없었다.
장거리 갔다오면 샤워한 신랑을 이리저리 뒤집어가며,
온몸 맛사지를 했지, 머리부텀 발바닥까지...
그이의 발고랑내까지도 달콤했었다.
내가 감기 기운이라도 있으면,
'쟈갸! 많이 아포? 내가 대신 아푸면 안돼까? 쟈기가 아푸니 내
가심이 찢어져...'
한밤중이라도 달려나가 약을 지어온다, 밤새 간호를 한다, 죽을
쑤어 떠먹였지.
신랑이 머리가 아푸다길래,
당장 머리아푼데 좋다는 스쿠알렌!
그 비싼(수십만원) 것도 아깝잖게 사선, 얼굴 앞에 갖다 바쳤지.
배 아푸다면 배 쓰다듬어주구, "내 손이 약손~"
머리 아푸다면 지압해주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허리에 좋다는 거 다 구해다 맥였다.
결혼기념일, 내 생일마다 선물과 편지로 나를 울렸다.
'난있지? 결혼 참 잘한거 가터! 쟈갸~ 나...쟈기 없음 몬살아!'
(요샌 이 인간땜에 몬산다. 내가...)
잊지못할 첫 크리스마스 이브!
전망대 회전 레스토랑의 은은한 조명아래서 우린 두 손을 잡았었
지.
선물과 카드를 교환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고...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뜨거운 밤을.....
(커텐을 쳐놓고, 뻐얼건 조명아래서 밤을 구워먹었으니...)
신랑이 출장이라도 가서 하루라도 못보면 견딜수가 없었지.
무섭기도 하고...
밤새 전화통 붙들고 있느라고 신랑 한숨 못잤다.
그 당시 울 집에 전화했던 사람, 울 집에 무신 일났는 줄 알았단
다.
밤새 통화중이라서...
아~~~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그게 벌써 10년전이구먼...
-남편-
저 물통꼬신다고 투자도 투자지만, 엄청 매너좋은 척 했다.
길 걸을 땐, 내가 얼렁 도로가에 서고,
식당가면 의자 잽싸게 빼주구, 택시문 열어주구...
데이트후, 집에 가면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억지로 잼있는 척, 맘좋은 척 했더니...
결혼후, '내 여자다'생각하니 꿈만 같았다.
자고 일어나면 꽃단장하고 밥상대령해 있는데, 꿈인가 싶었다.
보기좋은 음식은 맛이 없는가?
맛없는 음식들 맛있다구 하면서 먹는다고 여러번 탈났다.
억지로 먹곤, 화장실에 가서 몰래 뱉구, 변기로 보낸다구....
'어찌그리 음식 솜씨도 없는지...'
밤마다 깨소금과 참기름을 짰다.
첨엔 구름타고 가는 기분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힘이 달렸다.
코와 입에서 단내가 났다.
곧 쌍코피 터질 것 같았다.
'아~~~ 이러다가 내 명에 못살지.'
밤마다 팔베개를 해줘야 잤다.
팔저려도 티안낸다고, 잠설쳤다.
나비 날개를 입거나, 향수만 입은 날은 거의 쌍코피다.
비오는 수욜마다 주머니 털어 장미꽃 한송이사서 혀꼬이는 세레
나덴가를 목터지게 불러제꼈다.
'쟈갸~', '까꿍~'
내가 들어도 왕닭살이다.
4-5살 짜리가 해야 귀엽지.
멀대같이 커다랗고, 입술두툼한 여자가 뻘건 립스틱 찐하게 바르
곤, 입술을 쫑긋거리며 들이밀때...뜨아악!
봄이면 꽃놀이,
여름이면 바다놀이,
가을이면 단풍놀이,
겨울이면 눈꽃놀이...
운전기사하느라고 구경이 어딨노?
빙판에 여차하면 황천길인데...
귀따갑도록 쫑알거렸다. 말릴 수도 없었다.
말리면...졸음운전이므로...
머리가 자주 지끈거렸다.
두통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하루는 아내가 스쿠알렌을 한통 앵겼다.
두통에 좋대나? 어쨌대나?
얼마줬냐니깐, 얼마안한다고 했다.
나중에 회사동료에게 물어보니 기십만원한다고 해서 발라당~했
다.
여자가 말이야~ 그렇게 손이 헤퍼서 어케 살림을 사냐?
비싼 스쿠알렌 멕인다구 날마다 냉수들고 코에 들이민다.
성의가 괘씸해서 먹어줬다.
효과? 모르겠다.
장거리 한 번 뛰고 오면 전신마사지를 해주더구만...
이 맛에 내가 장거리 뛴다. 천근만근 늘어져도...
계절 바뀔 때 마다 콧물 훌쩍거리며 앓는다.
내가 민진다. 민져!
생긴 것은 꼭 레슬링선순데, 생기다가 말았는지...
밤잠 여러번 설쳤다. 지각? 밥먹듯이 했다.
회사서 안짤린게 다행이다.
내가 한번 앓아누웠더니...
'쟈갸~ 내가 대신 아푸믄 안돼까?'하면서,
극진하다. 날마다 아파누웠음 좋겠다.
회사 여직원한테 물어서 여자들 좋아할 선물 고른다고 발바닥에
쥐났다.
뭣이 그리 복잡하고, 비싸?
머리 나뿐 넘! 여자들 쓰는 물건 다 외도 몬한다.
첫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왕창 긁었다.
평생에 한 번인데 하면서...
간에 기별도 안갔다. 무신 음식이 비싸기만 하고 새모이만큼 준
다냐?
집에와서 새벽에 라면 두개 끓여먹곤 티안내려고 냄비 씻었다.
소리안나게...
잠도 없는지 퇴끼처럼 깨는 바람에 기념행사를 치뤘다.
기념할 행사가 뭐에 그리 많은지...그날밤도 쌍코피!
그 달 내내 간장하고만 밥먹었다.
다시 그런데 가믄...내가 성을 바꾼다. 진짜...
출장을 갔다.
하룻밤 자구 오는데, 무지 아내가 걱정되었따.
아내가 무섭다며 밤새 전화통 붙들고 놓지 않는 바람에 잠 한숨
못잤다.
출장가서 내내 졸았다. 업무를 제대로 보았는지...
짤리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다.
아~~~옛날이여! 그게 10년 전 쯤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