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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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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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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이나래 2000-09-27

차분함, 또는 냉정함, 고상함 이런 것들은 간통을 저지른 것들 앞에서는 전혀 쓸모없는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난 차분했다. 이런 날 사람들은 냉정하다고 할까? 내가 생각해도 소름이 끼칠만큼 난 큰소리 한번지르지않았고, 남편앞에서 눈물 한방울도 흘리지않았다.
"이혼해."
"오해야, 믿어줘 소문일뿐이야."
"그래서들 현장을 잡으라고 하는거구만, 오해라구? 헛소문이라구? 난 내가 헛소문이래두 그런말 들은 귀를 씻구 싶을뿐이야. 왜, 내 남편이 그런 소문의 주인공이어야해? 거기다 나까지. 드러워. 말하기 싫어, 이혼해. 두말두 꺼내지마. 당신이랑 더는 같이 안살아. 드러운 것들!"
"그래, 말이나 해보자. 난 당신의 그런 성격에 기가 질릴때가 많아.뭘 묻거나, 화를 내거나 그래야지 변명이라두 할꺼아냐. 난, 당신의 그 성격이 때론 무서웠어. 그래, 난 니가 무서워."
"그래서, 내 탓이라구? 알겠어. 그렇담 더더군다나 말이 필요 없는거 아냐? 간단히 답이 나오네. 애들 다 김씨니까 당신이 키워."


자식이 뭘까? 내 새끼들. 내가 죽을만큼 배 아파서 낳은 내 분신들인데, 그 애들을 내가 왜 남편한테 준다구했을까? 며칠을 참았던 눈물이 아이들 생각에 미치자,걷잡을수 없이 쏟아졌다.
나흘을 굶고 울기만 하다가 기절해 깨어보니 병원이었고, 옆에서는 엄마가 울고 계셨다. 그래, 나한테는 엄마가 있었지, 울엄마 같은 사람도 사는데 .......
"날 봐라, 너는 나처럼은 살지 말아야지,용서해 줘라. 한번만 봐줘라. 원래 착한 사람아니냐. 그냥 드러운 똥 한번 밟았다 생각하고 날봐서 용서해 줘라."
"엄마,엄마.나 싫어, 나 저인간 드러워서 싫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드러워, 하필 그딴 애랑 그럴 수가 있냐구?"
"원래 바람 피는 것들은 꼭 생각지도 않은 저질들하구 피우더라. 원 기가 막히게 김서방같이 착한 사람이 이 무슨 날벼락이냐. 분명히 그 년이 꼬셨을꺼야. 잊어버려야, 미친개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잊어버려라."
"엄마, 난 싫어, 절대 용서못해. 아니, 용서구 뭐구 난 안살아, 절대 저 인간하구는 안 살아, 근데, 아이들을 어떻하냐구?
"그래,그래. 그러니까 새끼들 보구 참구 사는거야. 엄마 말대루 한 번만 용서해줘봐라. 다시는 안 그럴꺼다. 나하구 약속했다. 술 먹구 실수한건데, 계집년이 안 떨어진거라 그러더...."
"엄마, 나 듣기싫어 그 얘긴.알구 싶지두 않아. 똑같은 것들이면서 누구탓을 하는거래.



인간에게 하나님이 주신 선물, 아니 기능 중에서 제일 큰 선물이 (망각)이라는 기능임을 철저히 깨달았다. 잊음에 필요한 것도 시간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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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난 다시 태어나기로 했다.
예전처럼 집에서 살림만하면서, 들어오지않는 남편을 저녁마다 기다리면서 살지않기로 했다.
"나, 취직했어.ㅇ그룹 의류생산팀 영업부야. 외근, 현장근무, 야근 제일 많은데루 발령시켜 달라구 했어."
"재주 좋네, 취직하기 힘든다던데. 그래, 잘했다. 당신 잘할꺼야. 일하는 재미두 괜찮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