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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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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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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흔(傷痕)


BY 로미 2000-08-31

3.상흔(傷痕)


"네! 가겝니다."

"이모다, 너 서울 왔었다면서?"

"이모가 그걸,어떻게 아셨어요?"

"무슨 일로 서울까지 왔었니? 그런데 들리지도 않고..."

"네, 급한 일이 있어서요, 죄송해요. 이모."

"섭섭하다 진짜 너한테. 그래 나은이는 잘 있냐?"

"죄송해요, 이모. 나은이 잘 있구요, 다음에 찾아 뵐께요."

"이모부도 안 계시고, 정말 혼자 적적한데 너까지 이럴 수 있

니?"

"죄송해요, 정말. 사정이 있었어요..어, 이모 손님 오셨어요. 제

가 나중에 다시 걸께요."

거짓말은 할 수록 는다. 하지만, 나는 이모가 짜증스러웠다.

이모부가 돌아 가셨다고 해도 나는 아직 그 집에 발걸음도 하기

싫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이모는 키워 준 은혜도 모르는 계집애

라고, 이모부한테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입만 열면 내게 퍼 부

었지만 나는 항상 이모의 질책을 묵묵히 받아 내었다.

그렇게 자신이 끔찍이 사랑하는 남편이란 사람이 도대체 어떤 인

간인지 안다면 이모는 어떤 행동을 했을까.

나는 이모의 착각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이모가 부서지

는 걸 바라지도 않았고, 이모는 이모부없이 살 수 있는 독립된

개체라고 생각되지도 않았다. 항상 이모는 남편에게 아이와 같

은 어리광으로 살아가는 존재 였었다. 그렇다면 이모를 망가지

게 할 수는 없는 거였다.

언제나 내 어린 시절 아빠같은 이모부였었다. 그?O기 때문에

배신감과 증오가 더 컸던 건지도 모른다.

세월 탓일까. 미움도 증오도 세월이 흐르면 같이 흘러가 버리는

걸까...

단지 그 일은 실수 였을 지도 모르는 거라고, 나는 이해하려고

노력했었고, 돌아 가신 다음에는 더욱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이모부가 그렇게 일찍 돌아 가는 건 아마 나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 영전 앞에서 절하며 나는 생각했었다.


그래도 그 집에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그의 부모 앞에 무릎 꿇고, 그와 헤어기지로 한 뒤,나은이

가 생긴 걸 알았던 그때..어쩔 수 없이 찾아 가기도 했었지만 그

건 이모나 이모부가 그리워서, 용서를 해서가 아니었었다.

내게 있어서 그때는 나은이를 지켜야만 하는 게 전부였고, 내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이모부를 협박해서라도 돈이 필요했었기

때문이었다.

생각하자면 이모부도 불쌍한 사람이기는 했다.

하필이면 곱게 잘 키워주던 나를,

그런 나를 한 순간 욕망의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니..

그 순간을 참지 못해서 이모부는 내게 증오의 대상이 되었고,

가진 모든 걸 잃을까봐 언제나 전전긍긍했었다.

이모부가,이모를 사랑했었다는 걸 나는 안다. 그리고 고아원에

버려졌을지도 모를 나를 데려다 키워준 은혜도 잊을 수는 없는

거 였다.

어??을 적에 부모가 없어도 늘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이모네가 부자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딸처럼 나를 대해줬던

평화롭고 행복했던 사랑 때문이었다.

언제나 꿈에서 깨어나면 이모나 이모부가 진짜 엄마나 아빠가 되

어 있는 꿈을 꾸기도 했었다.

그런 간절한 꿈이 이루어 질 날을 나는 언제나 손 꼽아 기다렸었

다. 그러면서도 나는 열 여덟 살이 될 때 까지 행복한 아이였다.



그러나 폭풍으로 비가 퍼 붓던 어느 날 밤,

나는 맨발로 집을 뛰쳐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대학생이 된다는 설레는 꿈도,미래에 대한 내 야심찬 설계도,

행복했던 시절도 모든 건 그 밤으로 끝이 났었다.

골목 어귀에 까무라쳐 쓰러져 있던 나를 누군가 발견해 병원으

로 옮겨주고, 여행에서 돌아 왔던 이모는 말없이 잠만 자던

내가 치한에게 당할 뻔한 걸로 오인해서 한 동안 수선을 피웠었

다.

정신과 의사도 입을 꽉 다문 나를 어쩌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병원에서 시들어 갈 수는 없다고 어느 날

결론 내렸다.

사고 난 차안에서, 나만이라도 살리겠다고 자기 몸을 던진 엄마

가, 내 기억 어디에도 없는 엄마가 꿈에 보인 날, 나는 다시 살

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퇴원과 동시에 간단한 짐을 꾸려 집을 나온 나를 이모는 이해하

지 못했고, 배신감을 억누르지 못해서 울부짖었다. 키워준 은혜

도 모르는 그런 년이라고 내 등뒤에다 퍼 부었었다.

그래도 나는 이모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였는지도 모른다.

내 생이 이렇게 뒤틀리게 된 것은.


어린이집 차에서 내린 나은이가 가게를 향해 뛰어 오는 게

보였다.

그?O다.

내 생은 그렇게 무참히 망가진 건 아닐지도 모른다.

저 애가 있으니까.

두 팔 벌려 딸애를 안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