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실분 개찰합니다.”
역무원의 소리에 삼삼오오 모여있던 사람들은 오늘도 기차를 타기위해 줄지어 개찰구를 빠져나가고 있다.
내가 서울을 향해 어머님의 손을 잡고 고향 어른들의 전송과 친구들의 전송을 받으며 떠나올 적에도 저렇게 대합실은 북적 되었는데
그러니까,
1975년 12월 31일 밤 11시 30분 순천역
나는 홀로 삯바느질하시어 우리 4남매를 기르신 어머님의 손을 잡고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비록 서울에 직장 다니는 누님이 있었지만 11살 어린 나이에 내인생이 부평초처럼 객지(客地)에서 떠돌아 다닐지도 모르는채 물론 그때는 생각도 못했지만 타향살이가 시작되었다,
처음 타보는 기차안에는 (물론 2-3살때는 어머님의 등에 업혀 타보긴 했지만 그 당시는 알수 없고) 신기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조그만 공간에 몰려 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여(물론 서울역에 도착하니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잠 한숨 자지 않고 사람들 구경 실컷하고 있다보니 새벽 6시 서울역에 도착하니 높다란 빌딩이 도시에 온 촌놈에게 실컷 겁주듯이 서 있는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물론 지금은 그보다 높은빌딩들이 있지만)